무단횡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남양산나들목(IC) 진입도로에 설치한 횡단보도가 오히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면 석산리 앞 국도35호선에서 남양산나들목으로 진입하는 2차선 도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다. 이 횡단보도는 고용노동부 양산지청과 형지아울렛 등이 있는 동면 남양산길 일대와 남양산이편한세상과 석산초 등 동면 금오길 일대를 잇는 고가도로를 이용하는 보행자를 위한 것이다. 평소 보행자 통행이 적어 버튼식 신호등 형태로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문제는 횡단보도가 설치된 이 곳은 왕복 8차선 대로에서 나들목으로 진입하는 구간으로, 보행자가 길을 건너는 곳이라고 인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운전자 상당수가 횡단보도를 보지 못하고 운행하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다. 더욱이 버튼식 신호등으로 간헐적으로 신호가 바뀌다보니 횡단보도 인식이 더욱 어렵다.
↑↑ 남양산 나들목 진입도로에 설치한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신호등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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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남양산나들목으로 출ㆍ퇴근한다는 한 시민은 “나들목 입구에 횡단보도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하겠느냐. 얼마 전 출근할 때 길이 막혀있을래 무슨 일인가 해서 봤더니 보행자가 길을 건너고 있어 그 때 처음 이 곳에 횡단보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매일 다니면서도 전혀 몰랐는데, 양산경찰서에 문의해 보니 횡단보도를 설치한 지 3년이 넘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 신호등 버튼을 눌러 파란불이 바뀐 후 횡단보도를 건너보니, 대부분 운전자가 신호등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지나쳤다. 급하게 비상등을 켜고 멈추는가 하면, 보행자를 향해 ‘무단횡단을 왜 하냐’며 고성을 지르는 운전자까지 있었다. 사실상 신호등을 믿고 안전하게 보행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양산경찰서 관계자는 “고가도로변에 보행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횡단보도가 없으면 사실상 무단횡단을 방치하는 상황”이라며 “실제 얼마 전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도로를 자전거로 무단횡단하다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한 만큼 횡단보도 필요성에는 제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생각한 횡단보도로 인해 오히려 보행자 사고가 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횡단보도 도색도 다 벗겨진데다, 횡단보도가 경사가 시작되는 내리막 부분에 설치돼 야간에는 운전자가 정지신호나 보행자에 대한 시야확보도 쉽지 않다.
경찰서는 “횡단보도 위치지정은 관계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교통영향평가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되며, 한 사람의 보행자가 있더라도 보행이 필요한 곳이면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이 맞다”며 “단지 운전자 시야확보를 위해 도색작업은 물론 추가 도로시설물 설치 등을 면밀히 검토해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