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평범한 문구를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시행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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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형철 전 양산하북초 교장 (사)미래인재교육연구소 대표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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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 대국은 기계가 사람보다 더 똑똑해지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다. 컴퓨터가 인간의 고차원적인 지능은 흉내 낼 수 없다는 논리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컴퓨터는 인간 생활 전 분야의 존재 방식을 종횡무진 바꾸면서 우리 삶에 심오하고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장차 개인, 사회, 국가를 선제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교육계에 요구하는 주문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미래 주역인 초ㆍ중등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전면적으로 바꿔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해 준비 없는 그들에게 미래사회는 너무 난폭하고 잔인할 수밖에 없다. 그럼 누가 그들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까? 결국 교육이 답이다. 교육은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원천이자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교육 목표와 전략을 담은 정책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학교와 교실에서 교사와 행정가가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러한 정책은 한낱 공염불에 불과하다.
지난 해 스위스에서 개최된 ‘2016 다보스포럼’ 주제가 ‘4차 산업혁명의 이해’였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다른 분야 기술 등과 어우러져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혁명적으로 다가오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일자리 쇼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화하면서 선진국 등 15개국에서 2020년까지 71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210만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갤럽 짐 클리프턴 회장은 제3차 세계대전은 정치적이거나 군사적 전쟁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일자리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OECD 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 지적 역량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알고 진로를 탐색해 미래를 준비하는 진로역량, 건강한 신체를 유지ㆍ관리하는 신체역량,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긍정적 자아관을 형성하는 정신역량 등은 상대적으로 낮고, 특히 공동체에 대한 관심이나 규칙준수 등을 지칭하는 시민역량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인재 양성에 역점을 둔 것을 눈여겨 봐야한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혁이 학생 역량 함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사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과정을 교수-학습 활동으로 변환하는 주체인 교사 관심도와 준비도에 따라 교육과정 실행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21세기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역량을 지닌 우수 교사 확보다. 우리나라 교사 준비도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교사는 최고 고급 인재들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해 자격을 취득한 후 또다시 치열한 경쟁을 거쳐 교직에 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발도상국들은 물론이고 선진국들마저 우리나라 교원확보 현실을 부러워하고 벤치마킹한다고 한다.
그럼 우리나라 교원은 4차 산업혁명, 일자리 전쟁으로 불리는 시대에 학습하고, 직업을 구하고, 삶을 영위하면서 글로벌 공동책임을 떠맡아야 하는 인재를 키우기에 합당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이러한 역량이 발휘되도록 우리 시스템은 교원을 잘 지원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는 학생 역량을 송두리째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교원정책은 교원의 양적 수급 맞추기에만 매몰돼 있다. 교원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학생 학습에 초점을 맞춰 형성되고 집행해야 한다.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평범한 문구를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시행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