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블로그에서 퍼왔어요]봄을 피우는 절, 통도사..
생활

[블로그에서 퍼왔어요]봄을 피우는 절, 통도사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2/14 10:05 수정 2017.02.14 10:05

매화가 필 때쯤이면 많이 간다는 통도사를 늘 때를 놓쳐 가지를 못했다. 심지어 아주 아주 먼 옛날 친구들과 통도환타지아를 갈 때 빼곤 이 근처를 가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때가 언제던가….















ⓒ 양산시민신문



통도사는 암자까지 차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좋은 세상이다. 자동차로 들어가면서 매표하고 가면 되는데 맑은 공기의 산길을 걸으면 더 좋겠지만, 꽤 긴 거리를 이렇게 편하게 갈 수 있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나 보다.


통도사는 한국 3대 사찰의 하나로, 부처의 진신 사리가 있어 불보사찰이라고도 한단다. 절이 위치한 산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 모습과 통한다 해서 통도사라 했고 승려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계단을 통과한다는 의미에서 통도, 모든 진리를 회통해 일체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이름 지었다 한다. 13개 암자가 있다고 하는데 안내도만 봐도 이 암자를 다 돌아볼 수 없을 만큼 큰 사찰임을 알 수 있다.


맑은 개울물 위로 구름다리를 건너면 암자에 가까워진다. 겨울이지만 마르지 않는 개울물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앙상한 나뭇가지와 얕은 개울물 위 구름다리 모습이 진짜 겨울 풍경이다. 천왕문을 지나면 훤하게 트인 절 내부가 보인다. 평일이라 주말만큼 북적이지는 않지만 관광차를 타고 온 사람부터 매화의 절정을 보기 위해 온 사람, 진정한 진사들이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매화 모습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주말이면 매화 덕분에 절이라기보다는 관광지처럼 매화나무 앞에 북적이는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한 철이겠지. 매화 덕분이겠지. 그나마 주말이 아니라서 매화나무를 오롯이 볼 수 있었다.















ⓒ 양산시민신문



아직 다 피지 않은 앙상한 나뭇가지 위로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전 매화나무 모습이 무척이나 감사하다. 그만큼 아직 피어날 것이 많으니까. 여기저기 각자 방법으로 셔터를 누르고, 꽃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 눈으로 보고 반한 매화 보습을 담기 위해 다들 분주하다. 더군다나 주말만큼 분주하지 않으니 그 설렘은 더한듯하다. 겨울을 지나 봄을 열어주는 매화라 그런지 다른 꽃에 비해 다부지다. 아름답게 분홍빛을 띠며 여리여리한 꽃잎을 피우지만 이상하게도 단단하고 다부진 모습이 참 야무지다.


한참 매화를 구경하다 암자 군데군데를 돌면 마음이 차분해짐을 느낀다. 워낙 큰 절이다 보니 돌아보는데 한참이 걸리지만 그렇게 돌아봐도 일부일 뿐. 하지만 그 고즈넉한 곳의 공기와 분위기는 조금 묵은 때를 벗긴듯하기도 하고 은은하게 들리는 종소리에 숙연해지는 것이 절이라서 그런가보다.


지금은 매화가 인기이지만 아직 피지 못한 동백꽃과 목련꽃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매력을 꽃피우기 전 모습도 참 예쁘다. 곳곳에 매화나무가 심겨 있지만 시기는 제각각인지 돌아보다가 만난 아직 피지 않은 홍매화나무. 석류알처럼 알알이 박힌 듯 맺혀있는 꽃봉오리가 어쩜 이렇게도 생글하고 탐스러운지, 그 속에서 간혹 먼저 핀 꽃봉오리는 더욱 돋보인다. 자연도 사람도 각각 피는 시기가 따로 있나 보다.


유난히도 추웠던 날, 매화를 찍어보자고 손을 뻗어 한참 카메라를 쥐고 있던 손이 꽁꽁 얼었다. 단팥죽 한 그릇으로 몸을 녹여볼랬더니 여기 단팥죽은 4시면 품절이란다. 아쉬운 김에 연화빵 한 봉지 사 들고 내려간다.


아직 꽃 피우지 못한 홍매화나무에게 다시 보러 오겠노라고, 연화빵 한입 물고 그렇게 달달하게 내려오는 길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