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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엄마도 1학년’ 새내기 학부모가 갖춰야 할 소양은?..
교육

‘엄마도 1학년’ 새내기 학부모가 갖춰야 할 소양은?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2/21 09:31 수정 2017.02.21 09:31
양산교육지원청 예비 학부모 대학

초등학교 교육과정 제대로 이해하기
배우는 능력 키우는 인문독서 중요성
질문ㆍ대화ㆍ토론 하브루타 교육법

새 학기가 다가오면 학생은 물론 학부모 역시 마음이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자녀가 있는 ‘초보 학부모’는 설렘보다 걱정과 불안이 앞서기도 한다. ‘학교 적응은 잘 할까?’, ‘교육과정은 어떻게 운영되나?’, ‘선행학습은 어느 정도 해야 할까?’ 등 물음표 투성이다.


그래서 양산교육지원청(교육장 김점성)이 해마다 초보 학부모를 대상으로 올바른 교육정보 제공을 위한 ‘예비 학부모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유명 강사를 초빙해 질 높은 교육강연에서 찾기 위함이다.


올해도 지난 14~15일 이틀간 삽량초 시청각실에서 예비학부모 20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미처 정보를 알지 못해서 강연을 듣지 못한 새내기 학부모를 위해 지면을 통해 강연 내용을 요약해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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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강연은 초등학교 교육과정 이해를 돕기 위해 준비했다.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이자 도시 아이들이 찾아가는 시골학교로 잘 알려진 화제초등학교 박정화 교장이 강연을 맡았다.


박 교장은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기술 창조력, 바른인성을 겸비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한 마디로 ‘공부 방법을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박 교장은 “초등학교 교육은 다른 사람과 소통(협력학습, 인성교육)하고, 실제 할 수 있는 능력(체험활동)을 키우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자치활동, 프로젝트 학습, 주제중심 통합수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움의 첫걸음인 1학년 교육과정을 설명했다. 1학년은 국어, 수학, 통합교과 3과목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통합교과는 과거 바른ㆍ슬기로운ㆍ즐거운 생활을 통합한 것으로 이제는 학교ㆍ봄ㆍ가족ㆍ여름ㆍ이웃ㆍ가을ㆍ우리나라ㆍ겨울 등 8개 대주제로 통합해 교과서로 구성했다.


학부모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교과평가 방법이다. 박 교장은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일제식 지필평가는 폐지됐다. 대신 실기, 면접, 관찰, 포트폴리오 등과 같은 방법으로 수시평가를 하며, 도달해야 할 성취기준 단계를 체크하거나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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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박 교장은 “참 교육은 회화가 아니라 조각이라는 말이 있다. 백지에 덧칠해 새로운 형상을 만드는 회화가 아니라, 내제된 형상과 재능이 드러나도록 불필요한 것을 제거해 형상을 만들어 내는 조각과 같다는 의미”라며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것도 교육의 일환이지만, 이제는 아이 머리에 무엇을 그리려 하지 말고, 내면에 있는 탁월함이 드러나도록 기다리며 안내해 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강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독서’의 중요성을 담았다. 특히 인문학 도서를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강조했다. 가톨릭교육대학원 임성미 교수는 ‘배우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진로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에 직업은 많게는 열 번 정도 바꿀 수 있다고 예견한다. 싫든 좋든 평생을 배우며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헴브릭과 마인츠라는 학자가 피아니스트 57명이 일정한 수준의 실력을 갖출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실험해 본 결과, 260시간에서 3만1천시간까지 사람마다 달랐다고 한다. 이런 차이가 단지 재능이나 적성 때문일까. 전문가는 원인을 ‘작업 기억력’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즉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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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작업 기억력 활성화는 독서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독서로 배경지식을 쌓으면 새로운 것을 잘 배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 주제를 이해한 후 그 주제를 자기 삶에 반추해보는 ‘성찰하는 능력’ 역시 독서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인문독서 시작은 사회에 관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전 세계 100만 아이를 살리는 용감한 형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들은 열 두 살 때 어린이 노동을 고발하다 살해당한 파키스탄 소년에 대한 기사를 본 후, 반 아이들과 함께 ‘어린이에게 자유를’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제3세계 아이를 돕기 시작했다. 이 단체는 오늘날 ‘프리더칠드런’이라는 국제적 단체가 돼 가난한 나라에 400개 학교를 세울 만큼 큰 일을 하고 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으면 자기 속에서 잠자고 있는 지식이 돼 버린다”고 말했다.


15일에는 유대인 교육방법으로 잘 알려진 하브루타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하브루타 교육협회 이일우 이사장은 자녀 성적과 심리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최고 방법으로 하브루타 교육법을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국민 IQ와 교사 수준이 세계 최고이고, 교육열 또한 유대인 부모 못지 않게 높다. 하지만 유대인처럼 노벨상 수상자와 억만장자를 많이 배출해 내지 못할까? 심지어 초등학생도 유서 써놓고 자살하는 나라로 전락해 버린 것일까? 그것은 바로 두뇌 발달에 맞지 않는 조기학습과 초등학령기 이후 잘못된 공부 방법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하브루타는 아랍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짝(친구, 부모, 교사)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짝을 지어 질문, 대화, 토론, 논쟁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깨우치거나 문제 해결책을 찾아가는 활동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듣고, 외우고, 시험보고, 잊어버리는’ 우리나라 공부에서 벗어나 유대 아이들처럼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공부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자녀가 집에서 혼자 말없이 생각으로만 공부하게 하지 않고, 공부한 내용을 부모에게 말하도록 해 주기만 해도 자녀 성적은 즉각 향상된다”며 “부모에게 설명하는 가운데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부모 질문에 답변하면서 더욱 강화돼 장기기억장치로 저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하브루타 공부 방법은 성적 향상뿐 아니라 학업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며 “하루에 단 20~30분만이라고 초등학령기 자녀가 학교에서 공부한 것을 부모에게 가르치게 하면 가족 간 소통 증대를 통해 자녀의 건전한 인성형성에까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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