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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동호 중앙방재(주) 소방시설관리사 | ||
ⓒ 양산시민신문 |
어느 주말 저녁 아이들과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아이를 돌보는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소방서를 방문해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들이 모의 화재상황에서 대피하는 장면을 보게 됐다.
한 예로 어느 유치원 소방시설점검을 할 때 일이다. 원장에게 충분히 점검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인지시키고 점검을 시작했지만 각 교실에 제대로 전파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벨이 울렸고, 여기서 놀라운 상황을 보게 됐다. 어린이들은 실제 화재라고 여겼지만 선생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차분히 당황하지 않고 건물 외부로 대피하는게 아닌가.
필자는 너무 궁금해 선생님에게 어린이들이 질서 있게 당황하지 않고 피난할 수 있는 이유를 물어봤고, 이 유치원에서는 7대 안전교육ㆍ훈련 가운데 하나인 소방대피훈련 등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매주 1회 이상 안전 교육과 훈련을 실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직장이나 가정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을 때 어린이들처럼 당황하지 않고 신속히 대피할 수 있을까? 또 화재경보기 오동작 때도 비상벨 소리를 듣고 과연 대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난해 초로 기억하는 아주 행복한 사건 하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름쯤 소방안전관리대상물 담당자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대상물은 소방시설점검을 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후 간단한 소화기 사용방법과 실습교육을 했던 곳이다. 점심시간에 공장 직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공장을 비워둔 상태에서 전기 콘센트 과부하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고무를 원자재로 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화재가 확대됐을 경우 순식간에 공장 전체가 화재로 인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소방시설 점검 후 문제점을 개선해 화재감지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마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직원이 화재경보 소리를 통해 화재 위치를 확인하고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했다고 한다. 안전교육 10분과 2만원 정도하는 소화기로 공장 전체 화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담당자 감사 인사보다 교육과 훈련, 소방시설 중요성을 느끼게 하는 사건으로 기억한다. 또한 소방 안전 직종에 종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보람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