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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詩 한줄의 노트]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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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한줄의 노트] 동그라미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2/21 09:49 수정 2017.02.21 09:49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동그라미



민병도


사는 일 힘겨울 땐
동그라미를 그려보자
아직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 있어
비워서 저를 채우는 빈 들을 만날 것이다

못다 부른 노래도,
끓는 피도 재워야하리
물소리에 길을 묻고
지는 꽃에 때를 물어
마침내 처음 그 자리
홀로 돌아오는 길

세상은 안과 밖으로 제 몸을 나누지만
먼 길을 돌아올수록 넓어지는 영토여,
사는 일 힘에 부치면
낯선 길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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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시 감상



도형 또는 직선과 곡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네모난 도형은 갈고 닦아 동그라미를 만들 수 있지만 동그라미를 여기저기 손대다 보면 오히려 모가 난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곡선이 주는 느낌과 뻗어있는 직선에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듯 쉴 새 없이 바쁘게 걸어 온 길을 돌이켜보면 우리들이 밟은 길 또한 상처투성이 발자국을 남겨 딱딱하게 굳어버린 살갗도 있다. 


길 위의 길에서 모가 난 삶을 둥글게 살아가려고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둥근 삶 속에서 더 큰 동그라미를 그리기 위해 담대하게 삶 밖의 영토를 찾아 나서는 이들을 보면 낯선 길에서 느끼는 충만은 ‘먼 길을 돌아올수록 넓어지는 영토’에서 알 수 있듯이 동그라미는 영혼의 영역이며 사랑의 영토가 아닐까 한다.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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