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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웅상경제 생각하는 착한 카페… 상권 살리기에 한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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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경제 생각하는 착한 카페… 상권 살리기에 한마음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3/14 08:52 수정 2017.03.14 08:52
웅상지역 온라인 카페 ‘웅사모’

‘웅상경제 살려보자’ 발칙한 목표
지역에서 지갑 열 수 있도록 유도

지역업체, 가맹비 없이 가맹점 가입
카페 VIP 회원에게 할인 혜택 부여
“광고비를 소비자에게 돌려주자”

업체 대상 비난ㆍ비방 게시글 걸러
“글 하나로 업체 망치는 건 일순간”
사소한 오해는 대화 통해 해소 가능

‘지역경제 활력 불어넣기’, ‘쇠락해 가는 상권 살리기’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지역상권 살리기에 예산을 쏟아 붙고 있다. 간판 개선사업, 소상공인 경영 자금 지원, 민생규제 완화 등 정책도 대안도 각양각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찾지 않는 상권은 점점 죽어갈 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결하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물론 지자체 공무원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웅상상권살리기연합회 같은 사회단체도 아니다. 바로 웅상지역 네이버 온라인 카페 ‘웅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웅사모(http://cafe.naver.com/wsmams cafe)’다. 이들은 ‘VIP 가맹점 제도’로 웅상지역 경제를 한 번 살려보겠다는 발칙한 목표를 세웠다.














ⓒ 양산시민신문



웅사모는 2014년 7월 온라인 카페 문을 열었다. 카페 운영자 김용호 씨는 4년 전만 해도 웅상지역이 낯설었다.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이다. 그래서 지역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정보를 교환하고 소통하며 웅상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5천700여명이 넘는 회원을 둔 꽤 덩치가 큰 카페로 성장했다. 


그런데 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안타까운 사실을 알게 됐다. 상당수 웅상사람들이 내가 살고 있는 웅상지역이 아닌 외지에서 지갑을 더 많이 열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웅상은 새로 오픈하고 1년도 안돼 문 닫는 곳이 100여 곳이 넘는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김 씨는 “웅상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부산 정관이나 금정구, 울산이 가까우니 주말이면 대도시로 다 빠져나간다. 물론 대도시와 비교하면 웅상에 먹거리ㆍ즐길거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소비가 줄어 지역상권이 더 쇠락하면 결국 큰 불편을 겪는 사람이 바로 웅상에 사는 우리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카페 운영진들과 머리를 맞댔다. 우리가 함께 잘 살고 함께 발전하는 웅상 만들기 위해 웅상지역 안에서 소비가 일어나도록 해보자고. 카페 ‘VIP 가맹점 제도’가 탄생한 배경이다. 















ⓒ 양산시민신문



VIP 가맹점 제도는 카페에 가입한 제휴업체에 할인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웅사모 회원 가운데 성실한 카페 활동으로 VIP 등급이 되면 제휴업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업체는 카페 제휴업체가 되기 위해 어떠한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 그저 업체가 스스로 기준을 정해 회원들에게 할인 혜택만 주면 된다. 


카페 부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공성만 씨는 “대도시 번화가가 아닌 이상 식당이나 커피숍, 학원 등이 영업을 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광고를 해야 한다. 나 역시 소비자이지만 전단지나 길거리 현수막에 소비심리를 자극받지는 않는다. 때문에 우리는 광고비에 투자할 비용을 할인이라는 혜택으로 대체했으면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제의를 받은 업체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이게 효과가 있을까? 운영진 설명을 들으면 취지는 공감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할인 혜택이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제휴업체로 참여하고 있는 라라코스트 양산평산점 현광수 대표는 “처음에는 카드사 할인이나 통신사 할인이 아닌 지역 카페 할인제도라는 것이 많이 낯설었다. 그래서 카드를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어색해서 쭈뼛쭈뼛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그렇게 하루, 이틀, 한 달, 두 달이 지나니 웅사모 VIP 회원 손님도 늘고,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제휴업체를 찾았는지 알고 있으니 그 따뜻한 마음에 더 정이 갔다”고 말했다. 


현재 웅사모 제휴업체는 모두 47곳이다. 음식점, 커피숍, 베이커리점, 세탁소, 키즈카페, 할인마트, 세차장, 사진관 등 종류도 다양하다. 웅사모에서 발급한 VIP 카드를 들고 이들 제휴업체를 찾으면 어김없이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커피 한 잔당 500원, 이용금액 10%, 심지어 구매상품 30%까지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놓는 업체까지 생겨났다. 


김 씨는 “업주에게 많이 감사하다. 처음에는 직접 취지를 설명하고 영업 아닌 영업을 다녀야 했는데, 이제는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업체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 카페 제도 취지를 이해하고, 일부러 제휴업체를 찾아 한번이라도 더 소비해 주려는 회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근 운영진이 가장 많이 신경쓰는 일은 비방과 비난 일색 글을 걸러내는 것이다. 과거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한 비난 글 하나로 지역업체가 어떻게 망해가는 지 봐왔기 때문이다. 최소한 웅사모 카페에서 이런 불행한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운영방침이다. 


공 씨는 “상당수 카페가 비방과 비난을 목적으로 글을 올리거나, 혹은 체험을 가장한 홍보성 글을 올리는 회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악의적으로 상대를 대하지는 않는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조그만 실수나 오해로 비롯된 비난 글은 자칫 큰 사태로 번질 수 있어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휴업체와 회원 간 작은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VIP 카드를 제시했지만 제휴업체가 할인을 해주지 않은 것이다. 해당 회원은 화가 나 이 사실을 게시글로 올렸다. 운영진은 일단 글을 운영자 페이지로 옮기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제휴업체 대표가 미처 직원들에게 제휴를 맺은 사실을 통보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사실을 몰랐던 직원은 당연히 할인을 거부했고, 작은 시비가 일어난 것이었다. 문제를 제기했던 회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오해는 사과와 웃음으로 마무리 됐다. 


김 씨는 “만약 이같은 게시글이 일파만파 번졌다면 이 업체는 웅사모 카페로 인해 상처받고 또 다른 희생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상권에 활력을 불어 넣자고 시작한 일인데, 니편내편을 만들어 웅상지역 상권을 분리시키는 상황을 만들기 원하지 않는다. 웅사모 운영진 모두는 제휴업체만 고집하지 않는다. 그저 밥 먹고, 배우고, 즐기고 하는 일련의 소비가 모두 웅상지역에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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