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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위험천만 등ㆍ하굣길, 걱정도 시작..
교육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위험천만 등ㆍ하굣길, 걱정도 시작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3/21 08:59 수정 2017.03.21 08:59
[연중기획] 안전불감증 시대를 돌아보다
아찔한 초등학교 등ㆍ하굣길 우리 아이들 무방비로 노출
안전불감증, 불법적 운전습관 스쿨존 내 구조적 문제도 많아

스쿨존은 아이들을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곳이다. 하지만 부실한 안전시설과 운전자 의식 부족으로 인해 이름뿐인 스쿨존은 오히려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는 사각지대로 변질되고 있다. 위험천만한 등ㆍ하굣길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아이들을 지킬 방법은 없는 것인가. 3월 새 학기를 맞아 제동 풀린 스쿨존 내 안전불감증을 고발한다.



#사례1
신명초등학교 스쿨존에서 마을버스가 불법 유턴을 하다 사고를 냈다. 마을버스는 인도와 도로 사이에 쳐 놓은 울타리를 부수고 아이들 통학로를 가로질러 건너편 울타리까지 뚫어버렸다. 사고 발생 시각은 오후 12시 30분. 아이들 하교 시간 20분 전이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사고 위치와 규모로 봤을 때 피해자가 없었던 것은 ‘천운’일 정도였다.




#사례2
대운초등학교 스쿨존에서 1학년 새내기 초등학생이 등굣길 교문 앞에서 승용차에 치였다. 가장 안전해야 하는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인데다, 등굣길 많은 학생들이 친구의 사고현장을 직접 목격해 그 충격이 컸다. 그날 대운초는 울음바다가 됐고, 일부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길었던 겨울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조용했던 학교 주변은 다시 활기 띤 모습이다. 때문에 스쿨존에 대한 안전 의식을 다시금 되새길 시기기도 하다. 겨울방학 동안 학교 주변에 학생들이 없었기 때문에 운전자가 스쿨존에 대한 인식이 낮아진 상태고, 이는 교통위반차량과 어린이 교통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양산지역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모두 14건이다. 다행히 최근 2년 간 스쿨존 내 실제 사고건수는 눈에 띄게 줄었지만, 앞선 사례처럼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은 늘 도사리고 있다.


스쿨존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범칙금과 벌점이 두 배다. 이처럼 나날이 급증하는 등ㆍ하굣길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법은 엄격해지고 있지만 스쿨존 내 교통단속카메라가 거의 없는 양산지역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현재 양산지역 스쿨존 지정구역은 초등학교 35곳, 유치원 22곳, 어린이집 17곳으로 모두 74곳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과속ㆍ신호위반 단속카메라는 동산초 한 곳 뿐이며, 불법 주ㆍ정차 단속 카메라도 삽량초ㆍ오봉초ㆍ신기초ㆍ덕계초ㆍ신주초ㆍ증산초ㆍ소토초 등 7곳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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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산지역은 여전히 운전자들 스쿨존 규정 준수의식 정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버젓이 스쿨존 표지판이 있음에도 많은 차량이 불법 주ㆍ정차를 하고, 시속 30km라는 제한속도가 무색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기 일쑤다.


더욱이 일부 운전자는 다른 차량이 스쿨존 내에서 속도를 줄이는 틈을 타 불법유턴도 수시로 행하고 있다. 어른들 안전불감증과 잘못된 운전습관은 스쿨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신기초 스쿨존은 비양심적인 불법 주ㆍ정차로 수년간 몸살을 앓고 있다. 민원인 출입이 잦은 삼성동주민센터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구에 위치해 있어 택시는 물론 아파트 주민 차량 불법 주ㆍ정차 단골구역으로 이용되고 있다.


양산초 스쿨존은 아예 전용주차장이 돼 버렸다. 스쿨존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는 인도 위에 차량이 버젓이 주차해 놓기 때문이다. 주차공간이 없어 잠시 정차한 것이 아니라 매일 번갈아 가며 이곳을 인근 건물 전용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다.


한편, 흔히 어린이 교통사고는 대처능력이 떨어져 순간적으로 닥치는 위험요소를 피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충분히 예상되는 위험요소를 그대로 방치한 채 아이들에게 주의만 강요하는 스쿨존도 상당수다. 대규모 산업단지 진입로에 있는 소토초와 어곡초가 대표적이다.


소토초는 주변으로 공단이 조성돼 있는 데다 경부고속도로, 국도35호선 등 대규모 도로에 둘러싸여 학원차량 없이는 등ㆍ하교를 할 수 없을 정도다. 어곡초 역시 어곡터널과 어곡사거리 사이에 양산에덴벨리와 신불산공원묘지로 통하는 우회도로는 공단 대형차량 진ㆍ출입로인데, 이 길로 학생들이 등ㆍ하교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천만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또한 수차례 민원을 제기해 스쿨존 관리ㆍ단속과 시설물 보강을 요구했지만 행정의 미온적인 자세로 여전히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곳도 있다.


서창초는 서창시장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교문 앞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된다. 노점상들과 차량이 뒤엉켜 스쿨존을 점령해 버리는가 하면, 5일장이 끝난 다음 날에는 교문 앞이 쓰레기장이 된다. 행정에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운초 스쿨존은 내리막길로 운전자가 잠시 방심하면 자칫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지형이다. 때문에 등ㆍ하굣길 스쿨존 내 시간제한 진입금지 표지판을 요구했지만 행정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신명초 스쿨존 역시 교통사각지대로 불법유턴이 자행되는 곳이다. 불법유턴 금지 현수막 게시와 학교 자체적 계몽운동을 펼쳤지만 근본적인 교통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양산시의회 이정애 의원(자유한국당, 비례)은 “가장 안전해야 할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우리 아이들 안전을 지키는 일을 절차나 예산 등을 핑계로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며 “더는 사후약방문이 아닌, 새 학기를 맞아 일제 점검을 통해 시설개선과 강력한 단속을 병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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