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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임 희망웅상 홍보분과 | ||
ⓒ 양산시민신문 |
이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항상 본질을 탐구하고 넓은 안목을 가지려 애쓰며 앎은 곧 실천으로 옮겨지도록 스스로 독려하고, 나의 태도를 가다듬고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하며 그렇게 한 뼘이라도 강을 거슬러 오르려 애썼다. 나는 그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여행을 하며 느끼는 또 다른 재미가 물결 따라 흘러가는 느긋함을 즐기는 재미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여행도 그랬다. 25일간 호주 뉴질랜드 가족 자유여행! 출발 때부터 나는 새롭게 펼쳐질 시공간에 나를 던져 보리라 그냥 물결 따라 흘러가 보리라 굳은 다짐을 했다. 그러기에 정말 좋은 여행지였다. 1960년대부터 활발해진 이민정책으로 세계 각국 다양한 인종들이 제각각 모습으로 당당하게 어울려 사는 모습은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해보라고 지지해주는 것 같았다.
조금 넓은 곳으로 나가니 인도풍 음악이 흐르고 열댓 명 남녀 무용수들이 비교적 간단한 동작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음악에 맞춰 무용수들을 따라 춤을 추는데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다. 잠시 뒤 내가 춤추는 것을 본 여자 무용수가 다가오더니 내 손을 잡고 무대 쪽으로 인도했고 나는 조금 망설이다 함께 나아가 춤을 췄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무슨 이런 일이 있나 싶기도 한데 가슴 저 아래로부터 차오르는 행복감에 두어 번 탄성도 질렀던 것 같다. 시공간에 흠뻑 젖은 황홀감에 취해 나는 한동안 그렇게 빙글빙글 춤을 췄다.
지금도 그 자유의 공기를 잊을 수 없다. 힘을 빼고 내 몸을 맡겨보는 것이 꼭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것, 그것이 또 다른 해방감이라는 것, 오히려 그 시간 동안 비축된 힘으로 강을 더 힘차게 거슬러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겠다. 일상에서도 그러한 느긋한 쉼표가 필요하다는 걸 이제야 느끼겠다.
다시 일상이다. 바쁘게 동동거리다가도 해야 할 일로 머리가 복잡하다가도 불현듯 그때 그 추억들이 떠오르면 배시시 웃음이 난다. 그러면 하늘을 올려다보고 차 한 잔하며 잠깐 쉰다. 그러면 또다시 그 때 느꼈던 행복감이 가슴 속에 차오른다. 그렇게 힘을 비축해 나는 또 강을 거슬러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