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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손에 쥐고
무엇을 내 마음 가장자리에 잡아두리
솔숲 끝으로 해맑은 햇살이 찾아오고
박새들은 솔가지에서 솔가지로 가벼이 내리네
삶의 근심과 고단함에서 돌아와 거니는 숲이여 거기 이는 바람이여
찬서리 내린 실가지 끝에서
눈뜨리
눈을 뜨리
그대는 저 수많은 새 잎사귀들처럼 푸르른 눈을 뜨리
그대 생의 이 고요한 솔숲에서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혼자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나에게 있어 그냥 좋은, 근심과 고단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슴 벅찬 공간은 어디일까? 문득 공간이 주는 의미를 부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