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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달라..
오피니언

나만 안 되는 선거, 투표권을 달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4/04 10:09 수정 2017.04.04 10:09
다음세대는 경쟁보다는 연대가 훨씬 소중하며
승자독식 가치를 주입시킨 교육의 틀을 깨는
행복한 상상의 시작을 양산에서 꿈꾸기 시작한다













 
↑↑ 이지양
양산YMCA 사무총장
ⓒ 양산시민신문 
“기자회견을 할까요?”, “제가 해보겠습니다”, “투표함을 만드는 건 어떨까요?” 

박근혜 구속과 장미대선을 맞게 된 급박한 한국사회 변화 속에 양산에서 또 다른 긴급한 모임이 생겼다.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양산운동본부’라는 꽤 긴 이름을 가진 조직이다. 이 조직구성을 위한 1차 준비모임이 지난 2일 청소년회관에서 있었다.



양산청소년YMCA연합회, 양산청소년의회, 양산청소년참여위원회, 양산여고, 양산고, 물금고, 남부고 학생회를 대표해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청소년들은 밤새 긴박한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얼굴은 처음 보는 사이라 시작은 어색하기만 했다. 하지만 곧바로 연대의 마법가루가 뿌려지고 회의가 무르익어 갈수록 더 진지해지고 더 창의적으로 변해갔다. 

사실 청소년단체와 참정권을 주장해 온 다수 청소년들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18세 참정권’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희망했고 18세들이 당당하게 다가올 대선에서 투표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위해 국회의원들과 면담, 1인 시위, 청소년이 직접 구상한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참여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18세 참정권 실현을 위한 청소년운동이 한국사회에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만 18세 참정권 실현은 각 정당 정치 논리에 막혀 버렸고 조기대선이라는 변수가 생겨 관심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그렇지만 역사 속에서 여러 사회운동이 그러했듯이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또다시 도전하고 결국 진보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믿음으로 청소년들은 다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청소년운동’이란 청소년 다수가 주체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기 자신들 삶이나 주어진 삶의 제반 조건과 환경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조직적으로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사회운동이다. 그래서 청소년운동은 강력한 운동의 전파력을 가진 다수 청소년들이 공동의 그리고 사회참여에 대한 뚜렷한 목적으로 움직일 때 엄청난 파급력으로 한국사회 변형 질곡점에 늘 자리 잡고 있었다. 세월호 비극 이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학생들 고백과 참여가 결국 지난해와 올해 촛불혁명을 이끈 힘이지 않았는가.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양산운동본부’는 양산에서 청소년동아리, 학생회, 청소년 조직 등을 더 초대해 4월 5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월 한 달 동안 전국 20만명 청소년 선거인단을 모집하고 온라인 사전투표와 함께 5월 9일 양산투표소를 설치해 현장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청소년으로 구성된 양산청소년선관위는 단순히 부정선거 감시 등 기본적 역할 외에 5월 9일 당일 청소년정책에 대한 청소년들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당선자에게 제안하는 축제와 참여의 장이 만들어질 상상을 시작한다. 
 
일요일 오후 1시에 1차 준비모임을 마친 청소년Y연합회는 당일 저녁 6시 청소년YMCA동아리 임원진 모임을 긴급소집했다. “청소년 당사자들에게 18세 참정권 운동 이유를 설명하고 모의투표 운동 동참을 권유해야 하지만 박근혜 같은 사람을 당선시킨 기성세대들에게도 동시에 청소년 참여 운동 필요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할 때는 가슴이 뜨끔하다. 


“18세는 부모 동의 없이 혼인신고도 가능하고 군대도 가고, 공무원도 될수 있는데 OECD 국가 중에 18세에게 참정권이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니 이걸 학교 각 반마다 알려야겠다”고 홍보계획을 짜고 있다. 이 와중에 복병은 중간고사다. 다시 한 번 시험이 얼마나 학생들 삶을 ‘닥치고 공부’하도록 옥죄고 있는 지를 목도한다. 과연 이렇게 세상 돌아가는 일에 눈과 귀를 막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경쟁적 입시제도가 정상일까? 


그러나 현명한 청소년들은 틈새 시간을 내고, 더 소중한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다. 다음세대는 경쟁보다는 연대가 훨씬 소중하며, 승자독식 가치를 주입시킨 교육의 틀을 깨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에 투표하면서 만들어 낸 청소년들 거대한 정치적 힘과 한국사회 변화를 이야기하지 않을까? 그 행복한 상상의 시작을 양산에서 꿈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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