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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송하 양산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 ||
ⓒ 양산시민신문 |
A군(16세) : 선생님, 제가 꿈드림에 온지도 벌써 1년이나 됐어요! 신기하죠? 시간이 진짜 빨리가는 것 같아요!
꿈드림 : 중졸시험 준비부터 지금까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는구나! 고생 많았네. 결석도 안 하고, 열심히 잘 하고 있어!
A군(16세) : 저도 참 제가 대단한 것 같아요. 하하하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다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든 한 마디.
B군(22세) : 야, 나는 여기 온지 5년이나 됐거든!
그 말 그대로, B군은 꿈드림과 연을 맺은 지 벌써 5년째다. 처음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로부터 연계돼 왔을 때 “검정고시쯤이야! 검정고시 못 붙으면 군대 안가고 좋죠 뭐!”하면서 검정고시 대비반 ‘스마트교실’ 수업에 일주일에 한번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청소년이었다.
2017년 1월, 갑자기 나타난 B군은 덥수룩했던 머리를 짧게 깎고 불타는 의지로 가득 차 반짝이는 눈으로 ‘검정고시 담당’ 꿈드림 선생님을 찾아왔다. 더군다나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싶다고 ‘제대로’ 마음을 먹고 찾아온 B군을 보며 모든 선생님들이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처음에는 같이 수업을 듣는 다른 아이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드디어 4월 8일 고사일! 시험이 하나씩 지나가고 마지막 시험이 끝났을 때, 꽤 자신에 찬 목소리로 “선생님, 저 이번에 합격할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혹여 나중에 실망하게 될까 걱정이 됐다. 집으로 돌아간 뒤, 최종시험답안과 확인해본 후 반가운 문자가 왔다. “저 이번에 진짜 합격했어요! 선생님”
B군이 오랜 기간 학업과 동떨어져 있었지만, 이번 검정고시를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5년 전 B군은 고등학교를 ‘반드시 졸업’해야 하는 이유가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이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해 본적도, 그럴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올해 1월에 다시 찾아온 B군은 하고자 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했고 검정고시 시험을 준비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 좋은 결과를 이뤄내서가 아니라 목표를 위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고 앞으로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청소년, 대학생, 그리고 취준생들에게도 가장 어려운 질문은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일 것이다. 그만큼 현실은 청소년들이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와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노력과 준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는다. “미래를 위해서 필요해! 다 너를 위해서 지금 해야 해!”라고 세월을 좀 더 살아본 어른 기준에 맞춰 공부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을까?
좀 더 살아본 어른들은 알 것이다. 멋진 벚꽃 길을 똑같이 걸어가는 사람은 없다. 천천히 하늘을 보면서 걸어가거나 정해진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흙을 밟는 느낌을 즐기는 사람, 바람을 느끼며 걷는 사람, 봄나물에 시선을 두며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조금 다른 꿈을 꾸거나,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부정적인 인식과 시선에서 벗어나 안전한 지역사회 안에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말해주며 함께 걸어가는 어른들 토닥임이 필요하다.
“조금 늦어도, 조금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