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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 ||
ⓒ 양산시민신문 |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우리가 듣고 말하고 생각할 때 우리 머릿속에는 늘 프레임이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프레임이란 ‘마음의 틀, 생각의 틀’을 말하며 사람들은 이 틀에 맞춰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프레임은 자신 생각을 쉽게 정리할 수 있는 유용한 측면도 있지만 이 틀에 맞지 않는 것은 억지로 이 틀에 맞추려고 하고, 그것도 되지 않으면 아예 배척하거나 외면해버린다는 것이다.
예수님도 이 프레임 공격을 받았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를 이끌어가던 기득권층은 예수님에게 ‘나사렛 사람’과 ‘세리와 죄인의 친구’라는 두 개의 프레임을 씌웠다. 나사렛사람은 나사렛이란 이름 없는 촌에서 올라온 불학무식한 촌사람이며, 그런 촌사람에게 뭘 배울게 있냐는 것이다. 또한 세리와 죄인까지도 차별하지 않는 예수님을 ‘친구’라는 말을 사용해 죄인과 세리들 친구 즉 예수님을 당시 사람들이 치를 떨며 혐오했던 ‘죄인과 세리’와 동급으로 여기게 했다.
분명 모함이고 눈에 빤히 보이는 음모이지만 요즘 언론들이 유행하는 팩트 체크를 해 본다면 아마 ‘절반의 진실’ 정도가 될 것이다. 불학무식하진 않지만 촌사람인 것은 분명하니 절반은 사실인 것이고, 죄인과 세리와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들과 어울린 것은 사실이니 절반은 진실인 셈이다. 그들은 이 두 개의 프레임으로 예수님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고, 또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형편없는 사람으로 규정지어 대중들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봤다.
이처럼 정치적 프레임은 대중 혐오와 두려움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프레임에 갇히면 예수님도 쉽게 모함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이런 정치꾼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프레임으로 고통을 받아 왔다. 사회정의 차원에서 지탄받아야 할 문제가 정치적 이념 문제로 오인돼 진실이 가려지고, 사회 분열이 조장됐다. 그 덕에 사회는 점점 더 부패하고 타락해 마침내 대통령이 탄핵되는 작금의 사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통령 탄핵은 우리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어떤 정치권력에 의해 대통령이 탄핵된 것이 아니라 촛불을 들고 불의에 저항하는 국민 힘으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이 천명한 바로 그 대한민국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 우리의 눈과 귀 그리고 생각을 지배해왔던 그 구태 정치적 프레임을 벗어던져야 한다.
엑소더스(Exodus),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스스로 노예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탈출해 새로운 이스라엘을 세웠듯이, 이제 우리도 그 정치적 프레임 탈출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