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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변변치 못한 사람에 대한 말②..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변변치 못한 사람에 대한 말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5/08 09:27 수정 2017.05.08 09:27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과거에는 잠을 많이 자는 것을 미련하게 생각했다. 잠을 줄여 성공한 위인 예를 들어 어떻게든 잠을 줄여야 한다고 주입받았다. 대학 입학과 관련해 4당 5락이라는 말도 있었으니, 나처럼 잠이 많은 사람은 고민이 많았다. 부모님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잠보라든가 잠충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그러나 조금만 적게 자도 정신이 맑지 못하고 책을 읽어도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이 이는 걸 어쩌랴.


‘잠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랜들에 의하면 잠은 뇌 근육을 풀어 주고 기억을 좋게 하고 창조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한다.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두 번의 잠을 잤다. 두 잠 사이 깨어있는 동안 사람들은 독서를 하거나 사랑을 했다.


사람들이 수면 방식을 바꾼 이유는 에디슨 전구 때문이다. 이것이 사람들 잠을 빼앗았고, 심지어는 주ㆍ야간 교대근무도 만들어냈다. 저자는 스페인에서 시에스타를 없애려고 한 것처럼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기업도(현재는 식사 시간 1시간, 낮잠 시간 1시간을 주고 있는데) 결국 낮잠 시간을 앗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갈수록 벌새가 돼간다. 조류 중에서 가장 작고, 빠른 속도로 날개를 퍼덕거리며 잽싸게 움직이는 활동가. 이 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날 수 없을 지경이 될 때까지 많이 먹는다. 먹는 시간 때문에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 속도의 노예로 짝도 못 찾고 살다가 심장마비나 탈장으로 죽는 그 모습이, 쉬지 않고 일해 더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우리 같지 않은가.


이번에도 변변치 못한 사람에 대한 말을 찾아보았다.

ㆍ광대등걸 : 살이 빠져 뼈만 남은 앙상한 얼굴.
ㆍ구나방 : 말이나 행동이 모질고 거칠고 사나운 사람을 이르는 말.
ㆍ데림추 : 줏대 없이 남에게 딸려 다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ㆍ꼼바리 : 마음이 좁고 지나치게 인색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ㆍ날탕 :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 어떤 일을 하는 데 아무런 기술이나 기구 없이 마구잡이로 하는 사람.
ㆍ아욱장아찌 : 싱거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ㆍ어리보기 :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군대에서 자주 쓰는 말 중에 ‘갈구다’는 말이 우리사회에 퍼져 텔레비전에도 등장합니다. 비표준어였는데 지금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있습니다. 갈굼 또는 갈고리라고도 하는데 사람을 교묘하게 괴롭히거나 못 살게 굴다는 뜻입니다. 때리고 욕설하는 것도 포함되는데 이 말이 자주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 아이들이 울며 억지를 부릴 때 ‘땡깡 부린다’고 하는데 이는 ‘간질’을 이르는 일본말입니다. 아이들에게 쓰기 곤란한 말입니다. 부당한 일을 해 줄 것을 억지로 요구하거나 고집하다는 뜻의 우리말은 ‘떼쓰다’입니다.


3) 카카오 스토리에 ‘이야기를 파는 점빵’이 있어 지리산 소식을 받고 있습니다. 점빵이라는 말은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러나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가게는 점빵이 아니라 바로 전방(廛 가게 전, 房 방 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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