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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언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행정학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대체로 경세가, 정치가, 정치인, 정치꾼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경세가는 현재는 물론이고 후손들 생존과 삶의 질까지도 고려하는 사람이다. 이로써 먼 훗날까지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경세가는 현재보다 미래를 착실히 설계한다. 나아가 한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인류 평화와 공영에 기여하는데 이들은 정치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가는 경세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심 없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시키고, 적폐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함과 동시에 차별 없는 인재 등용으로 누구에게나 희망과 기회를 공평하게 부여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고 관리해 반칙 없는 사회를 만드는 사람이다. 또한 책임은 자신이 지면서 공은 타인에게 돌리는 사람을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정치꾼들은 권력을 획득하지도 못하면서 권력 주변을 맴도는 부류의 사람들로 흔히 철새정치인을 지칭하면 가능할 것이다. 이들은 정치적 소신도 없고 역량도 없다. 오직 권력 향배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부류로 혹시라도 이들이 권력을 획득하면 그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권력에 집착하여 언제든지 배신할 수 있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지난 가을 시작한 우리 사회 분열과 혼돈 상황이 일단은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이라는 구호로 국민 마음을 자극했고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국민적 분노를 발판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그러나 정치는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게임이다. 정치가 다운 길을 가느냐 아니면 정치인이나 정치꾼 행태를 보이느냐에 따라 승자와 패자는 바뀌는 게 정치 순리기 때문이다.
새로 탄생한 정부는 적어도 두 가지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먼저 상대방 실정으로 인한 반대급부로 선택됐다는 것이다. 지금 국민 지지가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면 독이 될 수 있다. 10년 전에 패자가 돼 스스로 폐족이라고까지 하면서 절치부심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고 불과 5년 전 소위 친박이라고 불리는 정치집단이 정치인이나 정치꾼 행태를 보임으로써 지금은 패자가 됐다는 사실 역시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또 이번 선거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 신념에 따른 선택이라는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자신의 위치를 바꾸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실질적으로 자신 신념에 따라 선택을 했을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자신의 권력 획득 또는 유지를 위한 것일 뿐이다. 정치신인이라면 자신의 최초 선택을 수정해 한번쯤은 신념에 따른 행위라고 볼 수 있으나 오랜 세월동안 몸담았던 집단을 떠났다는 것은 정치꾼 행태로 볼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느냐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항복한 장수는 또 다시 배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급적 중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을 위시한 그 정치집단은 경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치가 집단이었다고 박수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자신과 그 패거리 이익이나 욕망을 우선하는 정치인이나 정치꾼들의 집단이었다는 비난을 받을 것인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