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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소박하지만 지금 저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봉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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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지만 지금 저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봉사죠”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5/30 09:45 수정 2017.05.30 09:45
짜장면 봉사하는 윤정호ㆍ김은영 부부

양산지역 16곳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대상
중국집서 한 달에 한 번 자장면 무료 제공

중국집 운영 전에도 봉사활동 꾸준히 해
자녀들이 봉사활동을 하게 만든 원동력

“거창하고 대단한 봉사가 아니더라도
진심이 담긴 작은 손길도 필요하다”












ⓒ 양산시민신문


한 때 ‘자장면’이라 쓰고 굳이 ‘짜장면’이라 부르고 싶다는 국민 열망 덕분에 표준어로 등극한 짜장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지만 특히 아이들에게는 최고 인기메뉴다. 여기 매달 아이들을 위해 짜장면 파티를 열어주는 중국집이 있다. 바로 윤정호(43)ㆍ김은영(42) 부부가 운영하는 ‘동해해물통생짬뽕’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양산지역 16곳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무료 짜장면 봉사를 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몰려와 맛있는 짜장면 파티를 즐긴다. 센터별 돌아가면서 방문하는데, 많게는 60~70명에서 작게는 20~30명까지 찾아오지만 중국집 부부는 몇 명이든 언제나 두 팔 벌여 환영한다. 먹성 좋은 아이들은 두 그릇씩 뚝딱 해치우기도 해 항상 넉넉히 준비한다. 또 짜장면만 먹으면 아쉬워할까봐 달콤한 탕수만두도 푸짐하게 만들어 놓는다. 


“어떻게 짜장면 봉사를 하게 됐냐구요? 저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봉사가 바로 이거니까요. 짜장면 재료도 있고, 짜장면을 먹을 장소도 있고, 맛있게 먹어 줄 아이들까지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봉사활동이 어디 있겠어요? ‘소박하지만 지금 제일 잘 할 수 있는 봉사를 하자’가 평소 생각이거든요” 


두 부부는 처음부터 봉사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집 운영 전 회사를 다닐 때도, 다른 사업체를 운영했을 때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왔다. 특히 밥차 봉사를 자주 했던터라 중국집 운영과 동시에 짜장면 무료 봉사를 시작했다. 3년 전 개업과 동시에 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짜장면 봉사를 하다 우연히 ‘웅상이야기’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 되면서 양산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사는 곳은 양산이지만, 중국집이 양산과 울산시 경계인 울주군에 있다 보니 짜장면을 먹으러 이렇게 먼 곳까지 와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마음은 있었지만, 양산시민을 대상으로 선뜻 짜장면 무료 봉사를 할 수가 없었죠. 그러다 ‘웅상이야기’ 운영진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이 닿게 됐고, 이렇게 해맑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마음껏 짜장면을 줄 수 있게 됐죠. 게다가 짜장면 먹는 날이면 웅상이야기 봉사회 회원들이 함께 와서 배식 봉사도 해주고 뒷정리까지 도맡아 해주고 있어요.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부부는 자식농사도 푸짐하게 잘 지어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이들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 봉사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가정교육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 봉사’라고 하면 엄청나게 큰 것부터 생각하더라구요. 장학재단을 만든다던지, 전 재산을 복지시설에 기부한다던지, 아니면 봉사단체에 들어가 밤낮없이 봉사하러 다닌다던지…. 그게 봉사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작지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소박하지만 지금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 그것을 실천하는 것도 큰 봉사이고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손길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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