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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난해부터 양산지역 16곳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무료 짜장면 봉사를 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토요일 점심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몰려와 맛있는 짜장면 파티를 즐긴다. 센터별 돌아가면서 방문하는데, 많게는 60~70명에서 작게는 20~30명까지 찾아오지만 중국집 부부는 몇 명이든 언제나 두 팔 벌여 환영한다. 먹성 좋은 아이들은 두 그릇씩 뚝딱 해치우기도 해 항상 넉넉히 준비한다. 또 짜장면만 먹으면 아쉬워할까봐 달콤한 탕수만두도 푸짐하게 만들어 놓는다.
“어떻게 짜장면 봉사를 하게 됐냐구요? 저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봉사가 바로 이거니까요. 짜장면 재료도 있고, 짜장면을 먹을 장소도 있고, 맛있게 먹어 줄 아이들까지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봉사활동이 어디 있겠어요? ‘소박하지만 지금 제일 잘 할 수 있는 봉사를 하자’가 평소 생각이거든요”
두 부부는 처음부터 봉사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집 운영 전 회사를 다닐 때도, 다른 사업체를 운영했을 때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 왔다. 특히 밥차 봉사를 자주 했던터라 중국집 운영과 동시에 짜장면 무료 봉사를 시작했다. 3년 전 개업과 동시에 지역 어르신을 모시고 짜장면 봉사를 하다 우연히 ‘웅상이야기’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 되면서 양산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사는 곳은 양산이지만, 중국집이 양산과 울산시 경계인 울주군에 있다 보니 짜장면을 먹으러 이렇게 먼 곳까지 와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마음은 있었지만, 양산시민을 대상으로 선뜻 짜장면 무료 봉사를 할 수가 없었죠. 그러다 ‘웅상이야기’ 운영진을 통해 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이 닿게 됐고, 이렇게 해맑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마음껏 짜장면을 줄 수 있게 됐죠. 게다가 짜장면 먹는 날이면 웅상이야기 봉사회 회원들이 함께 와서 배식 봉사도 해주고 뒷정리까지 도맡아 해주고 있어요. 따뜻하고 고마운 사람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부부는 자식농사도 푸짐하게 잘 지어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이들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다. 봉사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가정교육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 봉사’라고 하면 엄청나게 큰 것부터 생각하더라구요. 장학재단을 만든다던지, 전 재산을 복지시설에 기부한다던지, 아니면 봉사단체에 들어가 밤낮없이 봉사하러 다닌다던지…. 그게 봉사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작지만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 소박하지만 지금 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 그것을 실천하는 것도 큰 봉사이고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손길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