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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카페사회사업가 | ||
ⓒ 양산시민신문 |
“많이 배운다”
필자는 정말이지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사회사업뿐만 아니라 재활과 마을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환자를 어떻게 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해야 그리 할 수 있는지, 이러한 과정에서 당사자(환자)들 삶이 어떤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곳과 인연은 이메일 한통으로 시작했다. 우연하게 들어간 병원 홈페이지와 블로그 글과 사진들은 병원에서도 마을같이, 환자들이 이웃처럼, 정답게 재미나게 하루를 보내는 것을 보고, “아, 이 병원에서 커피로 함께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병원측에 메일을 보냈고 조만간 찾아오겠다는 답이 왔다. 그 후 병원 원장과 직원들이 소소봄을 찾아줬고, 필자가 하고자 하는 수업 방향성 즉, 카페사회사업에 대한 이해를 서로 공유하고 공감했다. 그게 벌써 지난해고 얼마 전 3기까지 진행했다.
수업진행방식은 병원에서 환자 가운데 커피를 배우고 싶은 분들을 모집한다. 매주 1회씩 4회기 정도이며, 장소는 병원로비 한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진행한다. 테이블보가 깔려 있고, 멋스러운 음악도 함께한다. 환자들은 병원복이 아닌 편안한 복장으로 마치 집에서 수업을 받거나 근처 카페에서 수업을 받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작은 수료식도 하는데 수료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앞에 말한 대접을 한 번 더 하면서 포옹인사로 서로 축하하며 끝낸다. 수업을 하는 날에는 병원에 온통 향긋한 커피냄새로 마치 카페에 온 것처럼 시끌벅적해진다.
이 수업 반응은 어떨까? 독자를 스스로 상상해보면 좋겠다.
몸이 좋지 않아 입원해 있는 병원에서 커피를 배울 수 있고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음미해볼 수도 있다. 배워서 내린 커피는 평소 감사함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들 특히 의사나 치료사, 간병인, 가족, 병원직원들, 병원으로 초대한 지인들에게 전달한다.
환자복이 아닌 편안한 복장으로 병실을 간단하게 꾸미거나 병원 주변 쌈지공원에서 소박한 일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어쩌면 당사자들이 즐거워하는 것은 자신이 직접 내린 커피 맛이 그 어떤 카페에서 먹는 커피 맛보다 맛있다는 것을 아는 것과 이러한 시간들이 아프기 전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느낌에 있을 수도 있다.
이번 칼럼 주제가 ‘마을만큼 재활하기 좋은 곳이 어디 있으랴’다. 이 주제가 주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리가 보통 환자가 되면 왠지 사회에서 격리된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병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가족과 떨어져 있게 되고 사회생활도 일정부분 못하게 된다. 철저하게 혼자 지내야 한다. 일상은 조금 느려지고 멈춰지게 된다. 하물며 일정 치료기간이 끝나면 완쾌했다는 기쁨이 아니라 평생 앉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를 가졌다고 본다면 병원뿐만 아니라 살아가는 마을, 사회 역시 갇혀있는 기분일 것이다.
이곳 병원 철학은 ‘집으로, 직장으로,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파크사이드 재활의학병원’이라고 한다. 집으로, 직장으로, 사회로 복귀한다는 것은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뜻이며, 일상은 곧 삶 자체를 말한다. 우리 삶은 어디에서 이뤄지는가?
필자는 그 곳을 마을이라고 지칭하고자 한다. 인간이 사람이 되고, 사람이 사람과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 마을이다. 그렇게 본다면, 실은 마을이 가장 좋은 재활병원이 아닐까?
공원 옆 재활병원은 대형병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안에서도 마을처럼 집처럼 개별활동을 할 수 있다.(환자복을 꼭 입어야 하지는 않는다) 병원 내 프로그램도 아주 다양하다.(그림, 커피, 뜨개질, 게임, 요리, 산책 등) 원장과 직원들이 부지런하게 마을을 돌아다니며 서로 연계하려 한다. 마을 주변 공원을 이용하고 마을 사람들을 활용한다. 필자 역시 이러한 활동들을 보면서 감동을 느껴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휠체어로 마을을 편히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마을을 거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일반인들은 더할 나위없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한다. 병원은 마을에 있다. 우리는 다시 마을로 돌아가야 한다. 마을에는 나의 집이 있고 나의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마을이 곧 재활병원이며 재활병원이 곧 마을일 수밖에 없다.
필자는 재활하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양산시가 바라는 건강도시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공원 옆 재활병원 마을살이를 통해 깨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