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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30여년 동안 푼돈 주고 입원환자에게 노동 강요”..
사회

“30여년 동안 푼돈 주고 입원환자에게 노동 강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6/27 09:51 수정 2017.06.27 09:51
A병원 노조 기자회견 열어 폭로
“일당 1천600원~5천500원 주고
배식, 청소, 간병 시켰다” 주장
성추행 의혹ㆍ전염병 문제도 제기

병원측 “행동치료요법 일종일 뿐”
고용노동부ㆍ양산시 진상조사 착수




얼마 전 전남 나주 한 정신병원에서 형편이 어려운 입원 환자들에게 작업치료 명목으로 고된 일을 시켜온 병원장이 경찰에 적발돼 물의를 빚었다. 양산지역 한 정신병원에서도 이 같은 노동 착취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A병원지부는 22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병원이 30여년 동안 환자들에게 일당 1천600원~5천500원이라는 푼돈을 지급하며 노동을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병원은 일당으로 식당 배식 5천500원, 청소 2천200원~2천933원, 간병 1천666원~3천333원을 비롯해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임금을 주고 입원 환자들에게 노동을 시켰다고 설명했다. 성추행 의혹도 제기했다. 노동조합은 “2011년부터 2014년 사이 여자 환자를 대상으로 한 남자 직원들 성희롱, 성추행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며 “하지만 병원 측은 당사자 사직서를 받고 사건을 덮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 양산시민신문


또 병원 내에서 후진국 전염성 피부병 ‘옴’ 환자가 발생했지만 격리조치 등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노조는 “지난해 8월경 옴 환자가 발생했고 전문의가 최소 일주일 정도 격리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권고를 무시하고 격리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옴 확진 환자가 또다시 발생했고, 이후 재발과 확진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조는 “양산경찰서와 양산고용노동지청은 A병원에서 행해지고 있는 환자 노동력과 임금 착취에 대한 조사를 하루빨리 실시할 것”과 “양산시장과 보건소장은 즉각 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A병원에 법에 걸맞는 행정제재를 가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곧바로 반론 기자회견을 열고 입원 환자에게 시킨 일은 치료기법 일종이라고 해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 환자에게 배식 등을 시킨 것은 치료기법인 ‘행동요법’ 일환이었지만 오해 소지가 있어 다음 달부터는 민간에 맡기겠다”며 “성추행 건도 당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지만 당사자가 퇴직해 더는 조사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옴 발생 문제도 피부과 전문의가 없다 보니 대응이 원활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올해는 환자 발생과 동시에 즉각 격리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 후 고용노동부와 양산시가 병원을 상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양산고용노동지청은 기자회견 후 병원에 근로감독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또한 양산시 역시 행정지도에 나섰고, 경찰도 기자회견 내용을 토대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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