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엄아현 coffeehof@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10여년 전, 양산교육 현안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재유출’이었다. 학력 우수학생뿐 아니라 교사 유출도 심각했다. 심지어 교사 자녀도 양산지역 학교에는 안 보낸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였다. 학교환경이 낙후했고, 교육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
특히 학력 우수학생 유출은 양산교육에 큰 위기로 다가왔다. 특목고나 자사고 등 양산지역에 없는 형태 고교로 진학하는 줄 알았더니, 타지역 일반계 고교 진학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상위 3% 이내 성적을 가진 학생들이 거창ㆍ거제지역 일반계 고교로 빠져 나가는 현상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래서 판단했다. 우리도 명문고를 만들자. 자율학교, 기숙형 고교, 자율형 공립고…. 다양한 형태 고교를 양산에도 앞다퉈 유치했다. 이들 학교는 무학년제 수업, 수업일수 증감 등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 무엇보다 우수학생 선발에 우선권이 주어졌다. 일반계 고교 선발 전에 경남 20개 시ㆍ군에서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할 수 있었다.
명문고 육성 지원사업도 추진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학력 향상한 고교 4곳을 선정해 매년 2억원을 지원했다. 이를 위해 양산교육선진화위원회까지 만들어 명문고 선정 기준을 정하기도 했다. 양산장학재단에서 추진한 양산사랑장학생 장학사업도 힘을 보탰다.
이렇게 10여년 간 명문학교 만들기에 혼신을 다했다. 실제 학생 유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양산지역 고교에 진학하겠다고 이사 오는 타지역 학생도 생겨났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진학률도 껑충 뛰었다. 양산교육계는 팡파레를 울렸고, 성과에 대한 자화자찬도 있었다.
그런데….
양산교육 못지않게 양산도시가 변했다. 10여년 간 양산도시는 그야말로 급성장했다. 신도시를 완성했고, 그에 걸맞은 수준의 도시기반시설이 만들어졌다. 베드타운 오명을 벗고 살고 싶은 매력적인 도시가 됐다. 신설학교도 매년 만들어지면서 학교시설을 탓하는 학부모가 사라졌다. 때문에 취학아동 자녀를 둔 젊은 세대가 대거 신도시로 유입하면서 자연스레 일명 ‘학세권’ 아파트가 만들어졌다.
단언컨대 더 이상 양산학생들은 명문고 때문에, 장학금 때문에 양산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굳이 타지역으로 힘들게 진학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고교 평준화 관련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만난 한 취재원은 고교 평준화가 ‘인재유출’ 문제를 재현할 것이라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