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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 떠나는 아이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교육

학교 떠나는 아이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7/11 09:03 수정 2017.07.11 09:03
지난해 초ㆍ중ㆍ고 193명 집계
학업중단 학생 해마다 증가 추세
고교생 최근 3년간 330명 기록
“입시교육 지쳐 학교 밖 선택”

성적 상위 학생 지원만 풍성
하위권 학생 위한 제도 전무
특성화고ㆍ대안학교 유치 필요
“교육기관 선택 다양성 넓혀야”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지난해 학업을 중단하거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떠난 양산지역 학생은 모두 19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고등학생만 120명으로 최근 3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 전반 주요정보를 공시하고 있는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 사이트에 따르면 양산지역 초ㆍ중ㆍ고교 61곳 가운데 지난해 학교를 떠난 학생은 고등학생 120명, 중학생 31명, 초등학생 42명으로 모두 19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의무교육대상이 아닌 고등학교 학업중단 학생은 2014년 103명, 2015년 107명, 2016년 120명으로 최근 3년간 330명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3일에 1명꼴로 학교를 떠난 셈이다. 특히 한 고등학교 경우 지난해 학업중단 학생이 모두 26명으로 전교생 4.1%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초ㆍ중학생은 초ㆍ중등교육법으로 정한 의무교육이어서 학업중단 사유가 질병으로 인한 유예나 일부 해외유학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생은 학교 부적응이나 징계, 장기결석 등으로 인한 학업중단이 상당수를 차지해 대응책이 절실하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양산시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은 “학업중단 청소년을 만나보면 그 요인이 가정환경, 개인적 문제, 외부요인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비교적 학교폭력이나 비행 등 문제를 일으킨 학생보다는 학업이나 학교생활에 지쳐 무기력한 상태로 아예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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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성적 상위 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투자와 달리 ‘하위 5%’ 학생을 배려하는 제도와 지원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인문계 고교 입시 위주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모두 문제아라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학생 개성을 살리는 ‘전인교육’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양산지역은 성적으로 줄서서 학교를 가야하는 비평준화 지역인데다, 특성화고나 대안학교 등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국ㆍ영ㆍ수로 대표되는 입시 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입시에서 소외된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양성이 부족한 우리 교육 현실의 씁쓸한 단면이기도 하다.


한편, 학업중단 학생을 위한 제도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대안학교는 말 그대로 대안교육을 실현하는 곳이다. 특정분야 인재 양성이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성화중ㆍ고교도 대안학교 범위에 속한다. 지난 5월 개교한 밀양영화고ㆍ경남고성음악고 등이 대안교육 특성화 학교로, 경남에 학력을 인정하는 대안학교는 모두 9곳이 있다.


양산지역에도 꽃피는 학교, 양산창조학교, 온누리국제크리스천아카데미 등 대안교육을 표방하고 있는 교육기관이 3곳 있지만, 모두 졸업 후 학력을 인정하지 않아 공교육 속 대안교육이 아쉬운 시점이다.


꿈드림 노옥숙 상담팀장은 “많은 청소년이 학업중단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입시교육 외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가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면 학업중단이 위기가 아닌 또 다른 선택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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