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학교 연계한 제자양성도 필요
양산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인 ‘웅상농청장원놀이’가 전통문화를 보존할 젊은 놀이꾼을 찾지 못해 또 다시 사라질지 모를 위기를 맞고 있다.
웅상농청장원놀이는 웅상지역 명동마을에서 논농사 때 행하던 공동작업과 농경의례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해 낸 민속놀이다. 2002년 4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면서 웅상지역뿐만 아니라 가야진용신제(경남 무형문화재 19호)와 함께 양산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재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마을사람들이 모여 농사일을 재현하는 놀이인 만큼 농청 조직 역할에 따라 많은 놀이꾼(배우)이 필요한데, 역할을 맡은 단원들이 점차 노쇠하고 있어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단원 140명으로 출발했지만 현재 102명만 남아 있다. 이마저도 개인 사정이나 건강상 이유로 참여가 어려워, 실제 놀이 재현 활동을 하는 놀이꾼은 70여명뿐이다.
이동일 웅상농청장원놀이 보존회장은 “놀이꾼 가운데 30여명이 운명을 달리했고, 연로해 놀이꾼 생활을 할 수 없는 분들까지 합하면 창립 단원 절반이 떠나간 셈”이라며 “새로운 놀이꾼을 계속 영입하면서 기능보유자를 승계해 나가야 하는데 젊은 세대 참여가 없어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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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실제 기능보유자 계승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는 이수자, 조교, 후보자, 보유자 순으로 모두 4단계로 나눠져 있다. 2002년 문화재 지정과 함께 웅상농청장원놀이 기능보유자가 됐던 3명 가운데, 현재 김필연(83, 모심는 소리 기능보유자) 씨만 생존해 있다. 올해 4월 상쇠ㆍ축원소리를 맡은 박순범 씨가 후보자에서 보유자로 승격됐지만, 여전히 기능보유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다른 지정 무형문화재 역시 전수자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웅상농청장원놀이 경우 명동마을 주민들로만 구성해 세대교체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명동마을은 예로부터 웅상지역에서 가장 농사를 많이 지었고 농경사회 풍습을 간직해 웅상농청장원놀이 무대가 됐지만, 웅상을 대표하는 민속놀이인 만큼 명동마을을 넘어 웅상 전역으로 확대해 놀이꾼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계승ㆍ발전할 수 있는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지역 대학은 물론 초ㆍ중ㆍ고교와 협력해 전수자 제자 양성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웅상농청장원놀이 복원 당시 작품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기능보유자 박순범 씨는 “웅상농청장원놀이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우리 조상 삶이 녹아든 형태로 공동체 의식을 계승하는 전통문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더욱이 1990년대 중반 복원 당시 특정마을이 아닌 ‘웅상’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바로 웅상농청장원놀이가 웅상 뿌리이자 모든 웅상사람들 자부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고 지역민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