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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보잘것없고 쓸모없는 것들..
생활

[우리말 둘레길] 보잘것없고 쓸모없는 것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7/11 10:23 수정 2017.07.11 10:23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페이스북을 연다. ‘시와시와’를 편집하는 권순진 님 글을 읽는다. 천양희 시인 ‘단추를 채우면서’라는 시가 올라와 있다. 시인이 이 시를 지은 데는 잘못 채운 첫 단추라는 개인적인 아픔이 있다. 첫 연애, 첫 결혼 실패이다. 이혼 후 40년간 그녀는 고통 속에서 몇 차례 죽을 생각도 했다. 그런 어느 날 그녀는 옷을 입다가 자신의 잘못 채운 인생 첫 단추에 대해 깨닫는다.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첫 단추에 갇히게 되고, 세상과 불화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문득 팔순 다원이 할아버지 일이 생각난다. 남해에 사는 그 분은 증손자 돌에 가기 위해 버스표를 끊었다. 노포 하나요. 그 말에 매표소 아가씨는 노포를 마포로 잘못 알아듣고 서울표를 내줬다.


들떠있던 그분은 개찰구로 달려갔고, 거기 서 있던 안내인도 눈치 빠르게 서울행 버스를 가리켰다. 당연히 운전사도 그분을 차에 태웠고. 얼마 뒤 그분은 바깥 풍경을 보다가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 분은 여행 첫 단추, 버스표를 봤다. 부산으로 가야 할 것을 서울로 가고 있었던 것. 이때 운전사가 큰 역할을 했다. 휴게소에서 만난 부산행 버스 운전사에게 도움을 청해 부산 노포로 갈 수 있게 해준 것. 덕분에 그 분은 증손자 돌잔치에 참석했다.


첫 단추란 그런 것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권순진 님은 과거 박근혜 정부 잘못 채워진 첫 단추, 윤창중 인사를 언급한다. 그러면서 간절히 희망한다. 이번 정부는 첫 단추를 잘 채우고, 나아가 마지막 단추까지 잘 채우기를.


이번에는 보잘것없고 쓸모없는 것들에 대해 알아봤다.

ㆍ굴퉁이 : 겉모양은 그럴듯하나 속은 보잘것없는 물건.
ㆍ꽁다리 : 짤막하게 남은 동강이나 끄트머리.
ㆍ나무거울 : 겉모양은 그럴듯하나 실제로는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나 물건.
ㆍ무지렁이 : 헐었거나 무지러져서 못 쓰게 된 물건.
ㆍ날림치 : 정성을 들이지 않고 대강대강 아무렇게나 만든 물건.
ㆍ넝마 : 낡고 해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 이불 등을 이르는 말.
ㆍ사그랑주머니 : 다 삭은 주머니. 겉모양만 남고 속은 다 삭은 물건을 이르는 말.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여름에는 다들 국수가 많이 생각나는 듯합니다. 삶은 국수를 건질 때 쓰는 망으로 된 긴 자루가 달린 기구는 ‘부디기’라고 합니다. 튀김을 건질 때는 철사로 그물처럼 엮어 바가지같이 만든 기구로 긴 자루가 달린 ‘석자’를 씁니다. 고구마튀김은 ‘석자’로 건지고, 메밀국수 틀어 내린 것은 ‘부디기’로 건집니다.


2) 돈 같은 것을 어떤 일에 헛되게 쓸 때, 자전거를 타다 처박을 때 흔히 ‘꼬나박다’ 또는 ‘꼴아박다’ 라고 하는데 모두 ‘처박다’의 사투리입니다.


3) 사람들이 나를 만만하게 여기면 화가 납니다. ‘만만한 게 홍어’라는 비속어도 있지만, ‘놀놀하다’라는 말에는 만만해 보잘것없다는 뜻이 있습니다. 국민을 놀놀하게 보면 안 됩니다. 그랬다가 촛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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