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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詩 한줄의 노트] 그대의 별이 되어..
오피니언

[詩 한줄의 노트] 그대의 별이 되어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7/18 22:45 수정 2017.07.18 22:45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


사랑은
눈 멀고 귀 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넉이 기다리는 일이다


ㅣ시 감상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문득 이 시를 읽으며 톨스토이의 단편집 제목을 연상한다. ‘사랑은 눈멀고 귀 먹고’ 어쩌면 가장 순수할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어리석음으로 다가오는 사랑을 우리는 끝없이 갈구하고 나누고 노래하면서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다. 


사전적 의미에서 사랑을 보면 어떤 상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다른 사람을 아끼고 위하며 소중히 여기는 마음, 어떤 대상을 매우 좋아해서 아끼고 즐기는 마음이라고 돼 있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한 행의 느낌에서 나지막하고 애교스런 여인의 목소리, 젊은 날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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