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초등학교가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 놓여 있는 사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위험천만한 통학로 문제로 대책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학교 인근 주민들과 학교 부지를 둘러싼 마찰로 또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70여년 전통 서창초는 인근 주택과 상가, 시장 등이 학교와 뒤엉킨 채 난개발을 진행해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때문에 교문 위치 선정마저도 애를 먹을 정도였다. 지난 2010년 국도7호선과 맞닿아 있던 교문을 안전사고 우려로 옮겼지만, 이번에는 서창시장 옆에 위치해 5일장이 열릴 때면 노점상과 차량 등으로 통학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보다 못한 학교와 학부모들은 ‘아이들 통학로를 지켜 달라’며 관련 기관에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다. 그 결과 횡단보도 신호등과 교문 앞 주정차위반 단속카메라 설치 등을 결정해 그나마 통학로 주변환경 을 해소할 불씨를 지피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흡한 부지 정리 문제로 주민들과 마찰이 발생했다. 지난해 교직원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후문을 새로 개설했는데, 후문 출입구 방향에 개인사유지가 일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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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원래 인근 주민들이 사용하는 골목길이었지만, 학교 후문을 만들면서 차량 통행이 많아지다 보니 땅 주인이 불편한 기색을 표출한 것. 급기야 재산권을 주장하며 골목 입구를 막고 차량 출입을 통제, 하는 수없이 교직원 차량이 정문으로 들어와 운동장을 가로질러 주차장으로 가는 상황을 연출했다.
뿐만 아니라 1960년대 서창시장이 들어올 당시 지적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학교 부지 일부가 시장에 포함됐다. 이후 서창시장 내 상점 9곳에 학교 부지가 일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수십년간 장사를 해 온 상점을 정리할 수 없어 2010년 국유재산 대부계약을 체결한 끝에 임대 형태로 전환했다.
그러다 최근 한 동물호보단체가 학교 부지에서 개고기를 사고 파는 행위를 하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상점 9곳 가운데 한 곳이 정문 옆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상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창초는 “학교 인근은 서창시장과 관공서 등이 밀집해 있어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데 후문 입구를 폐쇄하면 교직원 주차장으로 대체할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문을 통해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이 역시 운동장을 이용하는 아이들 안전문제로 불거질 수 있어 차선책으로 후문 입구 개인사유지 45㎡를 매입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고기 상점을 운영하는 주민과 협의해 업종 변경을 검토 중”이라며 “학교 주변 상점으로 적합하지 않아 수년째 문제 제기해 왔지만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원활히 협의해 분식점이나 문구점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업종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