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학생들 때문에 양산 밧줄 추락사 유가족이 또 눈물지었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감동과 기쁨의 눈물이다. 유가족은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양산’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피해자 유가족이 지난 2일 서창고등학교를 찾았다. 서창고 학생들이 정성으로 모금한 성금을 전달하고 싶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며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미망인과 장인어른이 학교를 직접 찾은 것이다.
서창고 학생들은 지난달 ‘양산 아파트 추락사 피해자를 위한 모금활동’을 펼쳤다. 단순한 성금 모금을 벗어나 학생회 주도로 공연을 기획하고 아이스크림을 판매해 기금을 모았다.
모금활동에 나선 2학년 변지현 학생은 “학교 정문과 급식실 앞에 모금통을 설치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에 참여하도록 했다”며 “하지만 정에만 호소하는 모금보다 우리가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모금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성금 모금 활동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공연을 준비했다. 학교 내 댄스ㆍ밴드 동아리와 끼와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기꺼이 무대에 오르기로 했다. 공연관람 티켓은 1천원. 지난달 24일 1시간여 동안 신나는 공연을 펼친 후 공연관람 티켓 수익금 전액을 모금통에 넣었다.
1학년 전영빈 학생은 “좀 더 재기발랄한 기획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무더운 여름 계속 당기는 음식인 아이스크림이 떠올랐다”며 “인근 아이스크림 할인판매점을 찾아 좋은 취지를 설명한 후 원가에 아이스크림을 구매해 친구들에게 재판매했고, 수익금 전액을 성금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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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임수현 학생은 “사실 처음에는 친구들이 공연 티켓이나 아이스크림을 안 사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흔쾌히 구매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기부금까지 내면서 응원해주는 친구들을 보면서 모금활동을 준비한 우리들 역시도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획하고, 사전 준비하고, 공연하고, 판매하는 등 꼬박 한 달 동안 모금활동으로 얻은 성금은 모두 108만6천680원. 학생들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담뿍 담긴 성금을 고스란히 봉투에 담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더욱이 성금뿐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자필로 위로의 말을 적은 롤링페이퍼를 함께 건넸다. 롤링페이퍼에는 ‘우리들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은 돈이지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힘내시고 더는 슬퍼하지 마세요’ 등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성금과 롤링페이퍼를 받은 미망인 권아무개 씨는 “롤링페이퍼에 학생들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너무 감동받았다”며 “집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꼭 다시 읽어보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장인어른 권상우 씨 역시도 “지금껏 성금을 전달해 준 많은 양산시민을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도리지만, 그렇게 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던 차에 학생들까지 이렇게 정성을 모았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학생들 마음이 너무 고맙고,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학교에도 감사하고, 이 자리를 빌어 양산시민 모두에게 다시 한번 더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