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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 그 놈은 그 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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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그 놈은 그 놈이 아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8/08 10:13 수정 2017.08.08 10:13













 
↑↑ 박동진
소토교회 목사
ⓒ 양산시민신문 
문재인 정부가 정부조직을 8부ㆍ5처ㆍ17청으로 개편하고, 장관급 인사를 마무리해 출범 76일 만에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정부조직을 완료할 때까지 국민 관심도 높았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에 대한 호기심과 지명한 인사들로 꾸며질 내각이 문재인 정부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전 박근혜 정부 인사참사를 기억하기에 문재인 정부는 달라야 한다는 강력한 요구가 있기도 했다. 또한 대선 공약이었던 ‘고위공직자 인사배제 5대원칙’ 실효성을 평가받는 자리기도 했다. 

이전 정부 고위직으로 추천된 인사들이 탈세는 기본이고, 위장전입, 이중국적, 병역비리, 이권 개입, 직위를 이용한 월권과 뇌물수수, 학력위조, 논문 위조는 등으로 자격 논란을 빚지 않은 인물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내세운 인사원칙은 이론일 뿐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찮았고, 야당은 인사청문회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봐라 너희도 별 수 없잖나?” 


하지만 청문회에 쏠려 있는 국민 관심은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고 있고, 이에 부합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전처럼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한 정당 선호도, 정치적 계파주의에 편승해서는 더 이상 정치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정치하려면 국민이 믿고 뽑아줄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실력자인가? 

 
미국 부시정부 때 교육차관보를 지낸 고 강영우 박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고위 공직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고 한다. 바로 ‘실력, 인격, 사회에 대한 헌신도’. 이 세 가지를 겸비한 인물이어야 미국 국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력은 무엇이 중요한가를 알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환경에서 중요한 일을 먼저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실력자며, 실력자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 사이에서 항상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고 한다. 늘 급한 일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과 중요한 일을 먼저 해낼 수 있는 사람의 차이를 알고 있는 것이다. 

 
인격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건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한다. 부족한 것이 있다고 해서 자신을 무능하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자책하지 않는다. 팔자타령 신세타령하는 걸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자기개발을 노력한다. 건강한 자존감은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어려운 이들을 따뜻하게 품을 수 있다. 건강한 인격을 가진 자가 건강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도자는 헌신하는 사람이다. 미국 수능시험을 SAT라고 한다. 그런데 SAT 수석을 차지한 학생이 진학하고자 했던 대학에서 입학을 거부당한 사태가 있었다. 이유를 알아보니 그 학생이 최고 성적을 낸 것은 분명하지만, 봉사활동이라든지 기타 남을 위한 활동이 전무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헌혈증서 한 장도 없는 것을 보고, 학교는 고심 끝에 입학을 거부했다. 



의사는 타인 생명을 돌보는 사람인데, 어떻게 남을 위해 전혀 희생할 준비가 돼 있지 않는 사람에게 생명을 맡길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지식과 능력이 있어도 그것을 남을 위한 헌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지식과 실력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옛말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했다. 실력자를 키우고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력자가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빌 언덕을 마련해줘야 그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실력자가 대우 받고, 마음껏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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