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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성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 건설보건부 차장 | ||
ⓒ 양산시민신문 |
전국이 때이른 폭염으로 펄펄 끓어 오른 것도 모자라 일부 지역은 시간당 100㎜ 이상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났다. 이런 호우로 건설현장에서는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경남 창원시 복개구조물 보수공사 중 집중호우로 불어난 하천 급류에 휩쓸려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건설현장마다 설치한 현수막에 ‘안전이 최우선’라는 문구가 공허하게 들린다. 장마철인데다 사고 당일 오전에 비가 내렸음에도 잠시 비가 멈췄다는 이유로 복개구조물 내부에서 작업을 한 것이다.
건설현장 안전점검 시 관리감독자에게 “근로자 행동은 관리감독자 지시에 따른다”는 말을 자주 한다. 건설현장 특수성으로 작업공정이 복잡다양하고 불안전한 가설구조물에서 작업이 이뤄져 공사와 관련된 작업내용, 방법, 순서와 안전수칙 등을 관리감독자로부터 전달받지 않고는 근로자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리감독자 역할과 책임이 중요하다.
하지만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건설경기 둔화로 영업이익 하락과 함께 위험의 외주화로 안전투자를 기피함에 따라 중소규모 현장 경우 적정인원 관리감독자를 배치하기는커녕 나홀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혼자서 건설현장 작업공정과 안전을 책임지기엔 역부족이다.
나는 안전교육 때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허드슨강의 기적’이란 영화를 소개한다. 비행 중 새떼에 부딪혀 비상 착륙하는 긴박한 상황에도 기장의 단 한번 현명한 선택으로 탑승객 155명을 24분만에 전원 구조하는 기적을 만든 내용이다. “오늘은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각자 일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기장 말은 책임자 임무와 사명에 최선을 다했음을 시사한다.
정부는 “산업현장에서는 그 어떤 것도 근로자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제도는 물론 관행까지 바꾸도록 산업안전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내가 생각하는 안전은 기본에 충실하고 상식과 비상식이 공존하는 환경에서 근로자를 이해한다면 안전한 국가 만들기에 조그마한 밑거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