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상지역 고질적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시계획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개발을 진행하면서 발생한 ‘난개발’이다. 가뜩이나 무질서한 도시 개발로 주택과 공장이 뒤엉켜 몸살을 앓고 있는 웅상지역에 이번에는 원칙 없는 공원 조성 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계획한 공원은 뒷전으로 방치한 채 또 다시 새로운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양산시 행정에 불신이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웅상지역에 계획과 달리 조성하지 않은 대표적인 공원 2곳이 있다. 바로 명동근린공원과 평산근린공원이다.
명동근린공원은 1995년 공원으로 지정해 2004년부터 공사를 시작했지만, 2006년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공원 조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2011년 단계적 추진계획을 수립, 전체 면적 11만1천429㎡ 가운데 우선 1단계로 7만3천㎡ 부지에 공원을 조성하고 2013년 4월 개장했다.
평산근린공원은 평산동 한일유엔아이와 봉우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폐소류지를 활용한 도심 속 공원이다. 당초 신명소류지 인근 부지 2만672㎡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우선 6천32㎡ 부지에 생태연못, 잔디광장 등을 조성해 지난 2015년 1월 1단계 사업구간을 완료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두 공원 모두 1단계 조성에 그친 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추가 조성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로 인해 오는 2020년 공원부지 지정 해제를 앞두고 있어 2~3단계 공원 조성 사업을 기대했던 주민 실망이 커진 상황이다.
↑↑ 명동근린공원 1단계 조성 조감도. 공원을 조성한 지역에 포함된 야산에는 산책로와 일부 편의시설만 개설했고, 국도 7호선과 맞닿아 있는 농지(사진 하단부분)까지 2단계 조성 예정이었지만 2013년 1단계 개장 이후 아무런 추진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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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계획대로 조성하지 않은 공원은 뒤로 한 채 지난해 양산시가 새로운 부지에 웅상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공원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면서부터다. 양산시가 추진 중인 웅상센트럴파크는 부지 면적만 9만9천㎡인 대규모 공원이다.
공원 내에 실내체육관, 풋살장, 농구장, 족구장 등 건립을 함께 추진해 숲과 자연이 있는 공원이라기보다는 사실상 또 다른 대형 체육시설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하지만 총사업비 350억원 가운데 올해 99억원을 편성하면서 공원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사업 첫 해 예산을 이 같은 규모로 편성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사업에 대한 양산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양산시가 명동근린공원 나머지 구간을 민간조성 형태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양산시는 양산시의회 의원협의회를 통해 명동근린공원을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공모)’으로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공원을 70% 이상 조성한 뒤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공원 부지(30%)에 아파트나 상업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해주는 방식이다. 다른 지자체 경우 민간사업으로 공원 조성 후 용도변경을 두고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
양산시의회 김정희ㆍ차예경ㆍ박일배 의원은 “당초 명동근린공원은 1ㆍ2ㆍ3단계로 단계별 조성계획이 있었지만 부지매입 등 난항으로 1단계 후 나머지 구간은 백지화됐는데, 행정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어떤 대안도 없이 무조건 민간사업자에게 일단 맡겨보겠다는 형태로 특례사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1단계 조성에 그친 평산근린공원 역시 마찬가지로 공원부지로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는 땅 주인은 물론 완벽한 공원을 기대하고 있는 인근 주민 모두에게 행정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준ㆍ서진부 의원 역시 “전반적인 웅상지역 도시계획에 맞춘 공원 조성 종합 마스터플랜을 먼저 마련한 후 미집행 공원이나 새로운 공원 조성 계획이 나와야 한다”며 “마스터플랜에서 주민 기대를 충족할 만한 공원으로 조성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일몰제로 공원 해지가 되는 것 역시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신중한 접근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