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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詩 한줄의 노트] 북
오피니언

[詩 한줄의 노트] 북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8/22 09:05 수정 2017.08.22 09:05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나호열


북은 소리친다
속을 가득 비우고서
가슴을 친다
한 마디 말 밖에 배우지 않았다
한 마디 말로도 가슴이
벅차다
그 한 마디 말을 배우려고
북채를 드는 사람이 있다
북은 오직 그 사람에게
말을 건다
한 마디 말로
평생을 노래한다




ㅣ시 감상



‘큰북을 울려라 둥둥둥 작은 북을 울려라 동동동’ 하고 불렀던 어릴 적 동요에서 북이 내는 소리는 ‘둥둥둥’과 ‘동동동’이 전부인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가슴을 치는 북소리, 듣는 이 기분에 따라 같은 소리라도 다르게 들릴 것이므로 깊은 울림에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북은 한 마디 말 밖에 배우지 않았다는데 그 말이 어떻게, 어떤 소리로 들릴지 화자는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을까? 북이 내는 소리를 경청해 보자. 


분명 북채를 들고 때릴수록 북이 하고 싶은 말은 더 또렷할 것이며 누군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어머니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말 사랑으로 들릴 것이다. 그의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 분명할 것이므로. 문득, 내게 들리는 북의 한 마디는 무엇인지 한 편의 시를 읽고 곰곰 생각해 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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