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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환자의 살이 빠지는 증상..
오피니언

중증 환자의 살이 빠지는 증상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8/22 09:17 수정 2017.08.22 09:17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허로(虛勞)라는
전통의학 진단법을 통해 우리 몸이 허약해 질 때
다양한 치료방법을 제시했는데
단순히 피곤한 증상에서부터 영양이 부족하거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살이 빠지는 경우까지 다뤄 왔다













 
↑↑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양산시민신문 
요즘 다이어트는 매우 보편화된 건강 챙김 방식이다. 저마다 과체중이거나 혹은 과체중이 아니더라도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경우 식이, 운동 등을 통해 살을 빼서 체중을 줄이거나 지방을 연소하려는 방법이 큰 유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살이 빠져서 고민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평소에 살이 잘 안찌는 타입 사람들은 때로는 주위 부러움 속에서도 살이 찌지 않아서 체력이 떨어진다는 불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게 평소에 체중의 큰 변화 없이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별한 다른 질환을 앓고 있거나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저개발 국가의 안타까운 뉴스를 접할 때 볼 수 있는 영양이 불량한 어린이의 살이 거의 없는 비쩍 마른 모습은 충분한 음식섭취를 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평소에 정상체중 내지 체중이 과다했던 사람이 질병으로 인해 식사를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살이 빠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체중이 감소하는 것은 이렇듯 여러 다양한 경우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운동, 다이어트에 의해 의도적인 방법에 의해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와 기아나 질병 등에 의해 의도하지 않은 식으로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의도하지 않게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음식섭취가 불량해서, 즉 굶주림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많지 않은 편이나 평균 수명 증가로 인해 암이나 각종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살이 빠지는 문제는 점점 관심을 받고 있다.


암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 심장질환, 신질환 등 고질적인 병에 의해 우리 몸상태가 전신적인 염증 상태로 빠지게 되면 ‘악액질’이라는 무시무시한 병마에 시달릴 수 있다. ‘악액질’은 통상 체중 감소와 함께 특히 근육 감소와 위축을 동반하고 지방이 소실되기도 하며, 심한 피로가 종종 겹치게 된다.



이로 인해 점점 활동이 어려워지고 해당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게 되며 암 경우 항암치료에 대한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는 현재까지 알려진 뚜렷한 치료법은 없는 상태로 몇몇 식욕촉진제를 보조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정도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허로(虛勞)라는 전통의학 진단법을 통해 우리 몸이 허약해 질 때 다양한 치료방법을 제시했는데, 단순히 피곤한 증상에서부터 영양이 부족하거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살이 빠지는 경우까지 다뤄 왔다. 



식욕이 없고 살이 빠지면서 심한 피로를 느끼는 증상에 대해서는 주로 기허(氣虛)라는 진단을 내리게 되는데 이를 세분해 보자면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5개 장부와 연관돼 각각 기허 증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필자는 호흡기계 환자를 진료하는데 특히 결핵을 앓고 난 뒤 후유증이나 폐암 환자들에게서 종종 식욕부진과 함께 체중감소, 근육량의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호흡기도 안 좋기 때문에 기침, 가래, 호흡곤란 증상도 빈번한 편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소화, 흡수를 관장하는 비장(脾臟)과 호흡기를 주관하는 폐장(肺臟)의 기가 함께 허한 것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이에 맞는 한방치료를 병행해 심하게 살이 말라가는 현상을 늦추거나 막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된다.


이렇듯 과거에 단순히 보약(補藥)이라고 불리던 것들이 현대 한의학에서는 주요한 중증 질환에서 중요한 치료를 담당할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단순히 몸에 좋다고 중증 환자 체중 감소에 전문가 진단 없이 임의로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을 복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복용 중인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류에 대해서는 숨기지 말고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 상담 후에 복용을 지속할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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