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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학교 송전탑 전자파 측정… “어린이 장기간 노출 시 우려..
사회

학교 송전탑 전자파 측정… “어린이 장기간 노출 시 우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8/29 09:24 수정 2017.08.29 09:24
신양초 요청에 한전 전자파량 측정
학부모 “정상보다 5배 높다” 대책요구
한전 “기준치 이하, 우려 수준 아냐”
“법적기준은 단기간 노출한계일 뿐”
전자파 장기노출 기준 마련해야
네덜란드 등 학교 주변 허용치 제안

지난 16일 신양초 운동장에 한국전력공사 관계자와 시민단체, 학부모들이 모였다. 신양초는 40m 옆에 바로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있어 전자파 노출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전자파량을 측정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날 신양초 곳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했더니 곳에 따라 0.181~0.311 마이크로테슬러(uT)가 나왔다. 한전은 전자파 법적기준(83.3uT) 보다 현저히 낮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탈핵경남시민행동 박종권 공동대표는 “특고압 가공전선로 전자파 노출한계값에 따라 단기간 노출이 미치는 영향을 토대로 마련된 기준일 뿐이지, 전자파에 취약한 어린이ㆍ노약자가 장기간 노출돼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전이 말하는 전자파 법적기준은 산업자원부 전기설비기술기준에 명시된 노출 가이드라인이다. 일반인은 83.3uT, 작업인은 416.7uT가 기준이다. 이는 전자파 노출한계값만 일률적으로 정한 것으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은 아니다.


때문에 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기준 설정 근거를 마련하고, 기준을 설정할 때 어린이ㆍ노약자 등 전자파에 민감한 계층이나 장기노출은 좀 더 특별히 규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네덜란드ㆍ스위스ㆍ이탈리아는 학교나 마을이 있는 곳에 송전선로 개설시 각각 0.4ㆍ1ㆍ3uT를 허용치로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전자파 장기노출 기준을 별도로 마련해 노출한계값을 일반적인 기준보다 더 엄격히 설정한 것이다.


물론 전자파 유해성은 여전히 논란이다. 해외에서 전자파 관련 소송이 끊이지 않지만, 전자파와 인체의 과학적 상관관계를 증명하기 어려워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가 무해하다는 증거가 있을 때까지 사전주의적 접근방법으로 예방 조치를 취해 강화된 환경기준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 RC)가 휴대전화 전자파를 발암물질 2B등급으로 분류할 정도로 주의를 요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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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공동대표는 “국내에서도 전자파로 인한 두통, 따끔거림, 무력감, 구토감, 가슴떨림 등 과민증 피해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고, 실제 충남 당진 경우 송전탑 500m 이내 주민을 중심으로 암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때문에 단순히 현재 법적 기준보다 낮다는 사실로 학부모를 안심시키는 것은 전자파 유해성을 축소하는 행동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교 주변 송변전설비 유해성 문제를 제기해 왔던 차예경 시의원(민주, 비례)은 “스웨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0.3~ 0.4uT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소아백혈병 발병률을 2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또 2011년 환경부가 소아백혈병 환자 316명 가운데 4~5명은 송전선로 자기장에 의해 백혈병이 유발됐다고 예측하는 연구 보고서를 내는 등 전자파가 어린 아이들 건강에 미치는 위험도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기에 학교 인근 송전탑을 중심으로 지중화 사업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나비 신양초학부모회장 역시 “모든 것을 떠나 송전탑에서 1km 이상 떨어진 삽량초 경우 0.064uT가 측정됐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보다 5배 가량 높은 학교에서 5시간 이상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모로서 크게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더욱이 송전탑 바로 아래는 0.943uT로 송전탑에 아이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상시적으로 전자파를 살펴볼 수 있도록 측정기 설치, 그리고 전자파 차단기 설치 등 안전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 옆 송변전 시설을 두고 전자파 노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 이내 송전철탑, 송전선로, 변전소가 설치돼 있는 학교가 무려 10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산시가 한전 양산지사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학교가 양산남부고(46m), 신양초(57m), 웅상여중(70m), 범어고(100m), 성산초(120m), 북정초(139m), 천성초(173m), 개운중(150m), 효암고(150m), 양산제일고(188m) 등이다.<본지 682호, 2017년 7월 4일자>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ㆍ유치원 경우 이격거리 측정이 무색할 정도로 건물과 송전탑이 근접해 있는 것은 물론, 심지어 아이들이 뛰노는 마당에 345kV 고압 송전탑이 있는 어린이집도 있어 사실상 학교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본지 683호, 2017년 7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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