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주차장으로 둔갑한 체육시설 부지를 두고 주민 반대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착공 당시 건축폐기부산물로 땅을 매립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또 다른 논란이 일고있다.
석호가람휘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웅상초 학부모회는 지난 23일 웅상출장소에서 ‘화물주차장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박종서 웅상출장소장과 관련 부서 공무원, 환경시민단체, 서형수 국회의원실 관계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석연치 않은 허가과정을 문제 삼으며 건축허가 백지화를 요구했다.
가칭 명동 화물주차장은 명동 135번지 일대 3만2천266㎡ 부지에 137대 화물차와 30대 건설장비를 주차할 수 있도록 A업체가 조성 중인 민간 화물주차장이다. 운동, 샤워 시설 등 편의시설도 함께 설치할 예정으로, 지난 2015월 7월 착공해 오는 12월 준공 예정이다.<본지 688호, 2017년 8월 22일자>
주민들은 “당초 골프연습장 개설허가로 골짜기 매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 체육시설이 아닌 공해유발 업종인 대형화물주차장으로 슬그머니 용도 변경했다”며 “과거 이곳은 돼지축사가 있던 장소로 수년 동안 악취로 시달려 왔는데, 이제는 화물주차장으로 경유 미세먼지를 마시며 생활해야 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에 주민들은 건축허가를 승인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 명단과 회의 속기록 등을 요구했다. 또 웅상초 학부모들은 가뜩이나 위험천만한 통학로 때문에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화물주차장 조성을 허가해 준 것은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 배려조차 없는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 지난 23일 웅상출장소에서 열린 주민간담회 참석자가 출장소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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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화물주차장으로 향하는 통행로가 바로 우리 아이들 통학로다. 지금도 등ㆍ하교 시간 때면 차량과 뒤엉켜 위험천만한데, 화물주차장을 오가는 대형차량까지 더하면 우리 아이들 안전은 누가 책임지냐”며 “더욱이 편도1차로 좁은 도로로 가로수가 전복되는 사고까지 빈번한 상황에서 화물주차장 조성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종서 웅상출장소장은 “웅상은 올해 초 기준으로 화물차 6천186대가 등록했지만, 화물주차장이 없어 업주 피해는 물론 주거지 화물차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부 통행제한을 시키는 등 주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사업주와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건축폐기부산물 매립 문제가 거론되면서 더 큰 파장을 예고했다.
주민들은 “2015년 7월 골프연습장 부지 조성공사 착수 당시에 건축폐기부산물 매립으로 인한 환경오염 유발 문제로 주민과 통장협의회에서 극심한 반대가 있었다”며 “이후 시추조사를 통해 명확히 밝히겠다고 했지만, 주민 참관 없이 자체적으로 시추해 ‘문제없음’으로 검사결과가 나왔다며 공사를 강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은 검증절차가 투명하지 않았음을 문제 삼으며 “올해 3월 김해 나전 석산지구에 폐기물 매립 의혹으로 시추조사를 진행해 불법폐기물 매립 사실이 밝혀지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됐다”며 “주민들이 문제제기한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으로,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참관하는 가운데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행정과 환경단체에서 검증기관에 교차 의뢰하는 등 투명하게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