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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 詩] 고려장 이야기
오피니언

[초대 詩] 고려장 이야기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9/05 09:09 수정 2017.09.05 09:09













 
↑↑ 정영임
시인
모던포엠 2017 9월호 등단
ⓒ 양산시민신문 
속이 단단해야 제 맛인 단감
너무 익어 풀밭에 버리고 돌아서는데
날아온 조간신문 어깨를 툭 친다

모텔에서 굶어 죽었다는 96세 노인
종적을 감춘 아들에게 이승 떠나며 쓴
유서 “아가, 걱정 말거라! 나는 너를
버리지 않았다”
지면 짤막하게 실려 있다

고려장이란 노인의 지혜를 뜻하는 것
효와 도리를 아는 동방예의지국
고려에는 어디에도 없던 일인데

또 누가 버렸나
아파트 재건축 공사장에 썩은 감자
눈에서 새싹이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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