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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아현 coffeehof@ysnews.co.kr | ||
ⓒ 양산시민신문 |
‘엥?’ 순간 당황했다. 그리곤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뿐만이 아니다. 아들 녀석이 어린이집 차량으로 등원하는 적응기간 동안 노란색차만 보면 그렇게 가열차게 울어댔다. 3~4일쯤 지난 어느 날, 노란색차를 보면서 “쪼기 와따~” 하고 반기는 게 아닌가. 차량 문이 열리자 기쁜 마음에 “선생님, 준서가 차를 많이 기다렸어요” 했더니, 글쎄 돌아오는 대답이 대뜸 “어머니 죄송해요”
그날따라 신호 대기가 많이 잡혀 늦었다는 거다. 예상컨대 한 1~2분쯤 늦었나? 별반 늦은 것도 아닌데 운전사까지 합세해 연신 미안하단다. 다음부터는 절대 안 늦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들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 왜 이렇게 미안하다고 말할까.
교육ㆍ보육 관련 분야를 10여년 간 담당하다 보니 어린이집 취재는 내 전담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어린이집 아동폭행이나 학대 등 관련 사건사고 제보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취재 후 기사화 되는 타율은 상당히 낮다. 어린이집 내 CCTV, 아이 몸에 난 폭행 흔적 등 명확한 증거가 있지 않고서는 대부분 진실공방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몇몇 어린이집 관련 제보는 아이를 키우는(그래서 부모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들었다. 예컨대, 내 아이가 친구를 때렸는데 교사 자질을 문제 삼았다. 내 아이는 원래 폭력성향이 없는데 담임교사가 잘못 돌봐서 발생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어린이집에 항의하고 민원을 제기할 일인가? 나 자신과 한번만 오버랩해서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엄마랑 놀이터에 놀러 간 우리 아이, 간혹 친구랑 다툰다. 취재현장에 갔다가 집이 가까우면 바로 퇴근하기도 한다.
물론 언론을 통해 상식 밖 보육교사를 많이 봐왔다. 차마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폭행과 학대를 일삼은 어린이집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일부 사건으로 모든 보육교사와 어린이집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 않은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이 때문에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역시 부모를 잠재적 민원제기자로 오해해 지나칠 만큼 조심스러워 한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선생님! 선생님은 부족한 엄마 대신 따뜻한 곁으로 준서를 키워주고 계십니다. 저에게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이제는 미안하다는 말 아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