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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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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사람]“어르신은 경험, 손맛, 성실함을 갖춘 중요한 생산인력”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09/19 09:40 수정 2017.09.19 09:40
정남주 양산노인일자리창출지원센터장

만 55세 이상 구직자 기업취업 알선
사전ㆍ동행면접, 사후관리 등 통해
개소 두 달 만에 어르신 68명 취업

“정부 의존 벗어나 민간시장 확대”
업체ㆍ어르신 모두 인식 변화 필요
실버택배, 동승자 등 ‘창직’ 발굴도

“노인일자리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지자체 예산으로 시행하는 ‘공익형’, 사업단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시장형’, 그리고 인력파견으로 직접 기업체 취업과 연계하는 ‘민간형’이 있습니다. 양산노인일자리창출지원센터는 ‘일자리가 최대 복지’라는 생각으로 경제적 안정과 함께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민간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양산노인일자리창출지원센터는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만 55세 이상 구직자를 대상으로 이용자 비용 부담 없이 기업체 취업 알선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지원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어르신 68명 취업을 확정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생산제조, 요양보호사, 운전직, 조리원, 경비원, 아동안전지킴이 등 직업도 다양하다. 한 달에 20~30만원 가량 보조되는 봉사활동 형태 일자리가 아니라, 최저시급 보장으로 월 120만원~180만원까지 월급을 받는 안정된 일자리다. 이렇게 두 달 만에 괄목할만한 취업 성과를 거둔 센터가 고집하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바로 사전면접, 동행면접 그리고 사후관리다.


“센터에서 1차 면접을 우선 진행해요. 구직자 정보와 성향을 먼저 파악한 후 맞춤 업체를 알선하기 위해서지만, 면접에 익숙치 못한 어르신에게 면접 경험도 돼죠. 그리고 동행면접을 통해 어르신에게 의지를, 기업체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취업 후 구직자는 환경에 만족하는지, 구인자는 인력에 만족하는지 알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정남주 센터장은 앞으로 노인일자리는 국가지원이라는 의존에서 벗어나, 지속적 참여가 가능하고 수익성 높은 민간형 사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할 능력과 의욕이 충분하지만 알맞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어요. 점점 도시화 돼가는 지역은 ‘돈’이 곧 관계 형성과 유지와 직결되는 현실에서 수입이 변변치 않은 어르신들에게 자칫 주변인들과 관계가 단절되고 더 나아가 사회와 단절되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죠. 그래서 노인일자리창출사업에 대한 사회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정 센터장은 우선 어르신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사회와 민간기업체가 이들을 오롯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생산인력으로 생각하는 인식 변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


“얼마 전 67세 어르신을 지게차 운반업을 하는 업체에 취업 시켰죠. 처음에는 업체가 면접을 거절했어요. 나이 때문이죠. 하지만 단기 근무 후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해고해도 좋다는 조건으로 취업 했는데, 일주일 만에 출ㆍ퇴근용 트럭까지 지원받을 정도로 인정 받았고 현재 정직원으로 근무 하고 있어요. 또 웅상지역에서 60세 구직자가 월 250만원 수익을 보장하는 업체에 취업을 했어요. 용접기술을 가졌는데 나이라는 제약으로 알맞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저희 센터를 찾은 분이죠. 센터가 보유한 구인처 정보로 취업을 알선했고 젊은 인력 못지 않는 조건으로 취업에 성공했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들이었죠. 어르신들은 경험, 손맛, 성실함 등 노하우가 갖춘 고급인력이죠”


기업체 인식 뿐만 아니라 구직을 희망하는 어르신 역시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자리를 찾는 어르신은 자신감 충만과 자신감 부족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내가 왕년에…’라는 생각을 하면 어떤 일자리도 만족하지 못하죠. 30년 공직생활을 한 퇴직 공무원은 오히려 노인일자리 시장에서는 기피 대상이 되더군요. 그래서 이력서에 공직경력을 빼고 취업알선을 시도했고 구익ㆍ구직자 모두 만족스러운 취업을 했어요. 반면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자신감 부족에 쉽게 취업시장 문을 열지 못하는 분도 많죠. 이들에게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직업기초교육을 먼저 진행하고 있죠”


센터는 새로운 노인일자리 찾기에도 고심하고 있다. 아동안전지킴이와 같이 사회변화에 따라 필요한 ‘창직(새로운 직업과 직무를 발굴)’에도 집중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택배를 배달하는 실버택배가 새로운 노인일자리로 떠오르고 있어요. 인력난을 겪고 있는 택배시장과 아파트 단지 순회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어르신이 만나면 그야말로 최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최근 어린이통학차량 동승자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교육기관과 연계한 어르신 동승자 일자리 활성화도 모색하고 있어요”


성공적으로 첫 걸음을 뗀 센터는 앞으로 사업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우선 운영위원회와 자문위원회를 두고 지역사회와 구직 어르신 간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업체와 MOU를 체결해 안정된 장ㆍ노년층 취업시장을 확보한다. 무엇보다 흩어져 있는 노인일자리사업 시행 기관 간 정보공유와 소통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창원, 김해, 진주 등 다른 지자체에 비해 양산노인일자리창출지원센터 시작은 많이 늦었죠. 하지만 잘 갖춰진 시스템은 벤치마킹하고 우리지역 특성을 살린 새로운 창출직업과 교육사업은 발 빠르게 진행해 양산지역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보람찬 노후생활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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