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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릴레이 독서평] 평범한 일상을 감사하는 방법..
기획/특집

[릴레이 독서평] 평범한 일상을 감사하는 방법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9/19 09:43 수정 2017.09.19 09:43
책읽는 도시, 양산을 꿈꾸다 - 모두 깜언
윤영석 국회의원











 
ⓒ 양산시민신문 
최근 우리 사회는 무척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도시뿐 아니라 시골도 변화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서로 위로하고 감사하는 인간관계를 도농복합지역 다문화 가정을 배경으로 차분하고 잔잔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작품 배경은 강화도 읍내 한 변두리인 살문리라는 곳이다. 강화도는 농촌과 어촌 삶이 공존하고, 수도권에 자리한 탓에 도시 문화가 유입되면서 사람들이 잇속에 밝고 도시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 또한 높은 곳이다. 내가 나고 자라온 원동 화제와 매우 흡사하다고 느꼈다.


내용을 요약하면 주인공인 유정은 일명 ‘언청이’(구순구개열)로 태어나 누구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동네 사람들로부터 “산모가 성병을 앓았거나 술 담배를 했기 때문에 혹은 꼭 성병 때문이 아니라 임신 초기에 감기약을 먹었거나, 영양실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유정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그로부터 한 달 후 나가버린 엄마, 집을 나간 아버지는 몇 년 후 죽었다. 유정이는 그렇게 버려졌다.


유정이를 할머니와 당시 총각이었던 작은 아빠가 거둬 키웠다. 작은 아빠는 베트남에서 온 작은 엄마와 함께 제 자식처럼 유정에게 헌신했고, 유정에게 그 어떤 어려움과 슬픔도 이겨내는 힘이 됐을 만큼 작은 아빠 존재는 든든하기만 했다. 동네 사람들에게도 유정이는 매우 반듯한 아이다. 그럼에도 유정이는 늘 한 구석은 허전하기만 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 의지와 상관없이 얻은 상처 때문이다.


이런 유정이 주변에 지희와 광수 그리고 우주가 있다. 어릴 적부터 살문리에서 함께 자라온 지희와 광수도 그리고 걱정이라곤 눈곱만큼도 없을 것 같은 우주도 나름 그들만의 만만찮은 상처가 있다. 서로 그간 몰랐을 뿐이다.



유정이와 그 친구들은 감수성 예민한 나이인 중 3. 자신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반항 혹은 방황 이유가 될 수도 있을 만큼 깊은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서로 상처를 알게 되고, 상처를 위로해줌으로써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나가는 1년 동안 이야기다.


또한 소설은 강화도의 지역적 모습과 더불어 우리 낮은 식량자급률에 대한 염려, 자유무역협정(FTA)과 구제역 등으로 좌절하는 농촌 사람들 고단한 현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겪는 소외감과 그들에 대한 우리 사회 편견 등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양산에서도 많은 다문화 가정이 있으며, 그들 또한 견디기 어려운 소외와 편견을 받고 있었기에 이 소설은 나에게 좀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주인공 유정은 불우하고 결핍된 가정 환경 속에서 모든 주어진 환경을 사랑과 함께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자신 것으로 승화시키는 것에 아주 감명을 받았으며 나에게도 큰 깨달음을 주는 소설이었다.


현재 양산 대부분 인구는 도시생활을 하며 농촌생활은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나 접하게 된다. 바로 옆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상들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그렇게 접하는 농촌은 피상적으로 그려지거나 오해가 덧붙기 십상이다.


작가는 현실적인 농촌과 다문화 가정생활을 그려내기 위해 실제 농촌에 십년이 넘게 거주하면서 비로소 ‘모두 깜언’을 집필했다고 한다. 농촌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문장 하나하나에 현실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 작품을 통해 농촌 삶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박한 사회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제목에서 ‘깜언’은 베트남어로 ‘고맙습니다’라는 뜻이라 한다. 유정이와 살문리에 사는 이웃들은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우리 양산 청소년들도 꼭 한번 읽어보고 감정을 공유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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