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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린 칼럼] 향토사 관심자가 보는 가야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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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칼럼] 향토사 관심자가 보는 가야사 복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9/19 11:12 수정 2017.09.26 11:12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양산시민신문 
양산지역 블루오션 황산공원 물금선착장에는 매주 금ㆍ토요일에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서 생태탐방선을 타고 많으면 30여명 적어도 10명 정도 탐방객이 방문한다. 이 손님들은 약 1시간 정도 황산공원에 머물렀다 가는데 먼저 양산 문화관광해설사 해설을 듣게 된다. 


때로는 같이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해설하기도 한다. 내 경우는 먼저 낙동강 본디 이름이 무엇인지를 물으면서 해설을 시작하는데 우리 양산시민이 다 알고 있는 답을 부산 손님들은 지금까지 아무도 알아맞히지 못했다. 답은 ‘황산강’이다. 듣는 이 반응에 따라서는 옛날 가야와 신라 이야기도 풀어낸다. 


삼국시대 기록에는 ‘낙동강’이라는 이름은 찾아 볼 수 없고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황산진’ㆍ‘황산하’ 등이 나온다. 고려시대에는 《고려사》 <지리지> 경상도 양산 조에는 ‘황산강에 가야진이 있다’, 경상도 상주 조에는 ‘낙동강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조선시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다음과 같은 수수께끼 같은 표현이 나온다. ‘양산의 서쪽 황산강에서 물건을 배에 실어 수로로 13일 만에 낙동강에 도착한다’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황산강에서 낙동강까지? 이 수수께끼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풀어보길 바란다. 그러다가 해방 후에는 황산강이라는 이름은 완전히 사라지고 낙동강으로 굳어버렸다. 지금은 조선시대 황산잔도를 따라 조성된 ‘황산강 베랑길’과 우리지역 이하은 작가 동화 <황산강 베랑길> 등에서 겨우 그 이름을 만날 수 있다. 

 
요즘 가야사 복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얼마 전에 양산시민신문 주관으로 양산 고대사 정립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양산에서는 흔치 않은 학술토론 장이 열렸다. 이 토론회는 우리 양산 향토사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은 많지만 아는 것은 별로 없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 오늘 이야기는 그 옛날 지금 물금 땅이 황산으로 불리고 낙동강이 황산강 또는 황산하로 불리던 때 이야기다. 


우리는 보통 낙동강 동쪽은 신라, 서쪽은 가야라고 도식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당연히 양산도 원래부터 신라 영역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도 가야 영역에 대해 ‘동쪽으로는 황산강…’이라고 나온다. 그러나 신라에 편입되기 이전 고대 양산이 가야 영역이었다는 데 토론에 참가한 전문가들 견해가 일치하는 것 같다. 즉 원래는 가야였다가 어느 시기에 신라에 복속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어느 시기란 언제일까? 발표자들은 고대 부산지역 신라 편입 시기에 비춰 5세기 중엽에서 6세기 초로 보거나, 고분ㆍ토기ㆍ주거유적 등 고고학적 발굴 성과로 봐 광개토대왕 남정으로 시작하는 5세기 이후로 보거나, <삼국사기> 신라 미추왕 황산 순행 기사를 근거로 3세기 중엽으로 보기도 한다. 한 발표자는 고대 양산 지역에 존재했던 가야계 국가 이름이 ‘삽라(歃羅)’였을 것이라는 주목할 만한 견해를 제시했는데 이 견해는 수년 전부터 우리지역 조수현 한반도문화재연구원장이 줄곧 제기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수준 높은 학술회의가 우리 고장 고대 역사 정립을 주제로 열렸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대통령 한 마디에 전국에서 가야사 복원 계획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데,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나는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다. 이를 계기로 고대 신라사와 가야사 변두리에서 관심 밖으로 밀쳐져있던 양산 고대사를 규명하는 활발한 연구와 발굴이 어떤 형태로든지 진행될 것이고 그 성과도 나올 것이다. 



우리 시에서도 북정ㆍ신기고분군 발굴 등 추진 과제를 선정해 놓았다고 한다. 양산은 가야이기도 하고 신라이기도 하면서, 또한 가야도 아니고 신라도 아닌 그 어떤 것이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우리 양산만의 독특한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양산에서 가야 숨결을 찾는 이 사업에 우리 해설사에게도 어떤 식으로든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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