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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말 둘레길] 개울ㆍ도랑ㆍ강에 대한 말..
오피니언

[우리말 둘레길] 개울ㆍ도랑ㆍ강에 대한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09/29 16:55













 
↑↑ 양인철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 양산시민신문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이라는 마르케스 단편소설이 생각난다. 거기에는 남녀 주인공이 나온다. 빌리는 부모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잡초처럼 자란 건달이고 네나는 귀족 출신으로 서구 교육을 받았다. 우연히 둘은 싸우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곧 그들은 선물로 받은 애스턴 마틴 자동차를 타고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간다. 가는 도중 뜻하지 않게 폭설이 내린다. 그들에게 처음 본 눈은 놀라움 자체다. 

그런 와중에 네나는 우연히 장미 가시에 찔리고, 네 번째 손가락에서 피가 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다. 빌리는 새 차를 운전하며 여전히 즐거워하고. 그러나 릴케의 죽음처럼 피는 사흘 내내 멈추지 않는다. 폭설 속에서 병원을 찾아 헤매다가 겨우 프랑스 파리에서 차를 멈추고 병원으로 간다. 그런데 네나가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빌리는 얼굴도 볼 수 없다. 


불어를 모르는 중남미인 빌리는 어떻게 사태를 해결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체제와 규범이라니. 이럴 때 절대고독이라는 말을 써야 하나 보다. 한국어밖에 모르는 내 처지인 듯도 싶고. 이럴 때는 어찌해야 하나. 우리가 유럽인들을 특별히 생각한 것처럼 그들도 그리 대해줄까. 



아닐 것 같다. 대한민국에 온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대하는 우리를 보면 알지 않는가. 참다못한 빌리는 본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빌리는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돼 가지만, 네나는 패혈증으로 죽는다. 그 사실조차 모른 채 병원 앞에서 일주일을 서성대던 중남미인에게 눈이 내린다. 그 날, 파리에서는 10년 만의 폭설을 축하하는 축제가 열린다. 소외된 자의 서글픔이 배가 되는 순간이다. 


이번에는 개울ㆍ도랑ㆍ강에 대해 알아봤다.

ㆍ개울 : 골짜기나 들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
ㆍ나루 : 강이나 내, 또는 좁은 바닷목에서 배가 건너다니는 일정한 곳.
ㆍ시내 : 골짜기나 평지에서 흐르는 자그마한 내.
ㆍ난바다 :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
ㆍ도랑 : 매우 좁고 작은 개울.
ㆍ시궁 : 더러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썩어서 질척질척하게 된 도랑.
ㆍ서덜 : 냇가나 강가 따위의 돌이 많은 곳.

두런두런 궁시렁궁시렁

1)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라는 동요도 있고,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에도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 나옵니다. 그러나 한국 토종소는 아주 희소하게 ‘칡소’가 있기는 했지만 ‘누렁소’와 ‘황소’밖에 없었습니다. 젖소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얼룩빼기 황소는 없었던 셈입니다.
2) ‘끝물 고추가 더 맵다, 딸기도 이제 끝물이라 달지 않다’는 말을 듣습니다. ‘푸성귀나 과일 또는 해산물 따위의 그 해에 맨 나중 나는 것’을 ‘끝물’ 또는 ‘막물’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제일 먼저 거둬들인 것은 ‘맏물’이라고 합니다.
3) ‘시러베아들’이나 ‘시러베자식’은 단순히 ‘실없는 사람’의 낮춤말입니다. ‘시러베장단에 호박 국 끓여 먹는다’는 우리 속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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