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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 당직 의료기관 믿었다가 ‘낭패..
사회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 당직 의료기관 믿었다가 ‘낭패’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0/17 10:19 수정 2017.10.17 10:19
당직병원 근처 약국 운영 불일치
안내된 당직약국 시간 엄수 안 해
원거리 약국, 처방 성분약도 없어
“비상의료체계가 오히려 혼란”
보건소 “휴일 근무, 봉사 개념
지역안배와 시간엄수 등 노력”

오아무개(40, 덕계) 씨는 추석 연휴 변덕스러운 기온차로 인후염에 걸렸다. 모처럼 일가친척이 만나는 추석이기에 하루빨리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 추석 연휴 당직병원을 검색해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병원 인근에 문을 연 약국이 없어 처방약을 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서둘러 당직약국을 검색해 10분 거리에 있는 약국을 찾았지만 공지 내용과 달리 이곳 역시 문이 닫혀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아픈 몸을 이끌고 장거리를 운전해 또 다른 약국을 찾았지만 처방전에 명시된 성분약을 구하지 못해 결국 조제약을 짓지 못하고 돌아와야 했다.



최장 열흘에 달하는 추석 연휴동안 발생할지 모를 응급 의료사태를 대비해 양산지역도 ‘응급 병ㆍ의원ㆍ약국 당번제’를 운영했다. 하지만 지역별 분배는 물론 애초 공지한 당번제와 달리 운영되는 사례도 발생해 시민 불편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양산시는 지역 진료공백을 없애기 위해 시민과 귀성객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기간인 지난달 30일부터 9일까지 10일간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했다.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한 지역별 병ㆍ의원과 약국을 당번제로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믿고 병원을 찾아가다 낭패를 본 시민이 생겨나면서 비상진료체계를 좀 더 신중히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녀 고열로 당직병원을 찾은 한 시민은 “당직병원을 운영하면 당연히 근처 약국 한 곳 정도는 문을 열었다고 생각했는데, 30분 거리에 있는 약국으로 가라고 안내 받으니 황당했다”며 “더욱이 안내한 약국도 반드시 전화통화해 운영하는지 한 번 더 알아봐야 한다는 주의사항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웅상지역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시민은 휴무약국에 부착돼 있는 당직약국 안내문을 보고 약국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했다. 그는 “오전 11시경에 당직약국을 방문하니 오후 6시부터 운영한다고 쪽지가 붙어 있었다”며 “이 외 웅상지역 약국은 단 한 곳도 운영하는 곳이 없어 하는수없이 서부양산 약국을 찾았지만 웅상지역 병원에서 처방한 성분약을 찾지 못해 결국 조제약을 짓지 못하고 시판약으로 대처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일 웅상지역에 당직병원은 운영했지만, 인근에 당직약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 운영한다고 안내문에 명시돼 있었던 약국 역시 오후 6시부터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지역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구축해 놓은 비상진료체계가 시민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양산시보건소 관계자는 “당직 병ㆍ의원과 약국은 희망하는 의료기관이 보건소로 신고하는 제도로, 사실상 봉사 개념으로 추석연휴 등 휴일 근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에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며 “이번 연휴에 당직 시간을 엄수하지 않았다는 해당 약국은 인쇄 안내문을 배포한 뒤 변동사항을 신고한 경우로, 온라인상에는 변동된 시간으로 안내한 것으로 파악돼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하지만 시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제대로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안배와 신고한 당직시간 엄수 등은 반드시 지켜야 할 사안”이라며 “앞으로 행정에서 의사회나 약사회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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