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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다둥이 키우기요?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생각보다 훨씬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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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키우기요? 생각보다 훨씬 힘들고 생각보다 훨씬 행복해요˝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0/24 09:08 수정 2017.10.24 09:08
연년생 세 남매에 쌍둥이 막둥이까지
다섯 자녀 둔 김재우ㆍ하영례 부부
한자녀더갖기에서 모범 감사패 수여
“다자녀 맞춤형 지자체 지원 필요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인데, 땀이 났다.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부산스럽기 그지없었다. 꼭 한 녀석이 카메라 밖으로 나갔다. 목이 터져라 아이를 부르고 정면을 보라며 소리치고는 다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모두가 카메라를 보면서 환하게 웃는 장면은 결국 건지지 못했다. 고심 끝에 아빠 시선을 포기했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기자와는 다르게 상당히 차분했다. 일상적인 일인냥 느긋했다. 큰 소리도, 인상 찌푸림도 없이 조용히 아이들을 부르고 또 앉게 했다. 다둥이와 함께하는 이들 삶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 양산시민신문


지난 2일 김재우(37)ㆍ하영례(36) 부부는 결혼 6주년을 맞았다. 첫째 준서가 6살이다. 이제는 ‘축복받은 혼수’라 부르는 속도위반 임신으로 결혼과 출산은 행복 그 자체였다. 그리고는 둘째 소원이(5)와 셋째 준형이(4)가 태어났다. 



연년생인 세 남매는 의좋은 친구처럼 자랐다. 가족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유달리 금실 좋은 이들 부부에게 쌍둥이 막내들이 생겼다. 지난 4월 태어난 반결ㆍ민결이까지 그렇게 다섯 남매를 둔 명실공이 다둥이 가족이 됐다. 


다둥이 아빠 김 씨는 “아이 셋은 낳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아이 다섯까지 계획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다둥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해요”라고 말했다. 















ⓒ 양산시민신문

이들 다둥이 가족은 지난달 열린 한자녀더갖기 읍ㆍ면ㆍ동지회 발대식에서 모범 다둥이 가족 표창패를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라 행사장을 찾은 시민에게 박수갈채를 받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물론 양산지역에 이들보다 자녀가 더 많은 다둥이 가족도 있다. 그런데 이들 가족에게 수상 기회가 주어진 것은 자녀수뿐 아니라 다둥이 정책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이다. 


사실 지난 7월 양산시어린이집총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보육정책 영ㆍ유아 부모토론회에 이들 부부가 신생아 쌍둥이 자녀를 한 사람씩 아기띠로 안은 채 참석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단순한 참관이 아니라 직접 마이크를 잡고 다둥이 가정에 대한 지자체 차원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김 씨는 “하나도 소중한 선물인데 우리한테 다섯이나 와줬으니 축복 받은거죠. 하지만 그만큼 양육비용은 몇 배로 껑충 뛰지만 다둥이 가족에 대한 혜택은 적어요. 얼핏보면 지원정책 가짓수는 많아 보이지만 수혜 조건이 까다롭고 복잡해 실제 혜택을 받기가 어려워요. 양산시장이 직접 토론회에 참석한 것을 보고 ‘이 기회다’ 싶어 무작정 마이크를 잡고 건의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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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육아 정말 녹록치 않다고 말문을 연 엄마 하 씨는 “셋째 아이를 낳고 계속 일을 했어요.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나 자신은 물론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서라도 워킹맘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막둥이들이 생긴 후로는 주저없이 포기했어요. 다섯 남매를 키우면서 일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요. 때문에 한 자녀, 두 자녀에 대한 지원정책도도 필요하지만, 다둥이 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절실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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