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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스쿨버스가 있다면?
오피니언

스쿨버스가 있다면?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0/24 10:04 수정 2017.10.24 10:04














 
↑↑ 엄아현
coffeehof@ysnews.co.kr
ⓒ 양산시민신문 
#장면 하나 ‘광역통학구역’ 


신도시 학교는 학생이 넘쳐서, 도심 외곽 학교는 학생이 없어서 고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도시 과밀학교에서 도심 외곽 소규모학교로 전ㆍ입학할 수 있는 제도인 광역통학구역이 등장했다. 내년부터 양산에 제도 도입을 하기 위해 검토가 한창이다. 



하지만 5~10km 정도 떨어진 학교를 가기 위해서는 안전한 통학수단이 필요한데, 학부모가 알아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콩나무 시루가 싫어서 한적한 시골 학교로 보내고 싶어도 부모가 6년 내내 등ㆍ하원 운전수 노릇을 못하면 선택할 수 없다. 만약 스쿨버스가 있다면?

#장면 둘 ‘학원차 아침 운행’


양산지역 학원들이 갑자기 학원차 아침 운행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오후 운행은 괜찮지만, 집과 학교를 오가는 것은 학원 시설을 이용하는 통학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다. 



결론은 불법이 아니며, 학원 재량에 따라 운행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문제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 이후 다수 학원들이 아침 운행을 중단했는데, 문제는 통학 거리가 멀고 통학로가 위험해 반드시 차량으로 통학해야 하는 아이들이 무척이나 힘든 상황에 놓였다. 만약 스쿨버스가 있다면?

#장면 셋 ‘고교 평준화’ 


양산에서 고교 평준화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양산고교평준화도입을 위한 민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단계다. 그런데 벌써부터 ‘어떻게?’라는 물음표가 나오기 시작했다. 천성산을 사이에 두고 서부와 동부로 나뉜 지리적 특성과 하북 끝자락에 있는 보광고로 인해 먼 거리 통학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산 전체를 평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렇다고 고작 10개 밖에 안되는 고등학교를 또 쪼개서 권역별로 평준화 하는 것도 힘들지 않겠냐는 목소리도 있다. 만약 스쿨버스가 있다면?

최근 양산교육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현안들이다. 모두가 만족할만한 정답은 없다며 차선책 찾기에 급급하다. 그런데 취재를 하다 항상 마지막에 드는 의문이 있었다. ‘스쿨버스가 있다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


부산에서 학교를 다닌 나는 중학교 때 스쿨버스를 타고 등ㆍ하교했다. 버스정류장 5~6곳 정도 지나는 거리였는데, 스쿨버스는 꽤 신나는 놀거리였다. 친한 친구끼리 뒷자리에 앉아 가열차게 조잘댔다. 좋아하는 가수 CD를 운전기사 아저씨한테 제일 먼저 전달한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최고조였다. 우리만의 공간이라는 생각에 스쿨버스 안에서 노래도 참 많이 불렀더랬다. 그래서인지 먼 거리 통학이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양산은 다르다. 내 집 가까운 학교가 명문학교고, 집 가까이 학교가 있어야 학세권 아파트다. 물론 집 가까이 학교가 있으면 편하고 좋다. 하지만 단순히 통학거리가 학교 선택 전부가 되는 이 상황이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 


교육기관들은 스쿨버스를 운영하는 게 참 어려운 문제라고 한다. 버스 구입비와 운영비도 만만찮지만, 운전원과 승차도우미를 고용하는데 있어서 교육공무원 정원 문제도 얽혀 있다. 물론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 등 골치 아픈 문제도 많다고 한다. 그렇다고 지금 산적해 있는 현안보다 더 골치 아프고 해결하기 어려울까? 장기적 안목으로 ‘학교별 스쿨버스 도입’ 검토 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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