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전대식 양산시 문화관광해설사 | ||
ⓒ 양산시민신문 |
현대 축제는 ‘다양한 문화행사에 축제 의미를 부여해 제례유무에 관계없이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각종 의례와 이벤트를 포함해 벌이는 한판 잔치’라고 다소 길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ㆍ축제 전문가들 교과서적인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지난 13~15일 열렸던 우리 양산 ‘삽량문화축전’을 되돌아본다.
우리 해설사들은 행사장인 양산천 둔치 입구 조그만 안내부스에 배치돼 축제 전체를 조망할 수는 없었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일단 외형적으로는 예년에 비해 다소 규모가 축소된 느낌이었다.
특히 크게 좋았던 점은 잡상인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예년에 잡상인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는 향토기업 특가전과 프리마켓이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담당 직원들이 큰 고생을 했겠구나하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까지는 왜 이렇게 못했을까하는 생각이 함께 들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의외로 안내부스에 각설이 공연을 찾는 분들도 간간이 있어서 모두가 같은 생각은 아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전문가가 아닌 시민 한 사람으로 나름대로 몇 가지 문제제기를 해본다.
첫째, 축제 주제 문제. 삽량문화축전은 축제 주제 인물로 박제상과 삼장수에 지난해부터 김서현이 등장했다. 화랑 출정식 등 김서현 관련 프로그램이 대폭 늘어난 반면, 박제상은 대폭 축소돼 김서현이 단연 축제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올해 주제가 ‘충절의 삽량, 신명의 울림’인데, 화랑 출정식은 ‘신명’나기는 하지만 ‘충절’은 역시 박제상이다. 삼장수 기상춤도 ‘충절’보다는 ‘신명’에 가깝다. 충절과 신명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둘째, 축제가 외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축제이기보다는 좀 더 양산시민 중심 대동제가 돼야 한다고 본다. 관광객을 위한 축제로는 원동 매화축제, 배내골 고로쇠축제, 통도사 영축문화축제, 서운암 들꽃축제 등을 더욱 특화시켜나가면 될 것이다.
관(官) 주도 축제는 예산 확보나 인력 동원, 진행 효율성 등 장점이, 민(民) 주도 축제는 민간 창의성 반영과 프로그램 다양성 등 장점이 있는데, 시민 중심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관과 민의 적절한 조화가 필수다. 삽량문화축전은 이런 점에서 원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금 더 민간 장점을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셋째, 전통 원형보존과 현대적 변용 문제. 퓨전한복이나 개량악기, 춤사위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원형보존에 치중하면 전승이 끊어질 우려가 있고, 현대적 감각에 맞춰 변용을 하면 전통이 끊어질 우려가 있다. 역사적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현재 생활에 의미와 효용이 있는 문화유산을 ‘전통’이라고 한다면, 전통은 당대 삶과 환경 산물로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변하는 것이기에 일정 부분 변용은 어쩔 수 없기는 하다.
문제제기를 했으면 해결책도 제시해야 되는데 내게는 그럴만한 전문성과 식견이 없다. 그냥 한 사람 양산시민으로 우리시 행사에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문제제기까지만 하는 것으로 스스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