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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막말 교사 고발한 대자보 “학생도 똑같은 인격체다”..
교육

막말 교사 고발한 대자보 “학생도 똑같은 인격체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0/31 09:34 수정 2017.10.31 09:34
양산지역 A고교 곳곳에 대자보
“교사가 막말과 성희롱” 주장
해당 학교 학생이 교사 고발
학교, 교육청 서둘러 진상조사
“등교금지, 수사의뢰 등 조치”
일부 학부모 현명한 조사 당부
“전체 문제로 확대해석 안돼”

양산지역 A고등학교에 교사가 모욕적인 언행과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이 담긴 대자보가 나붙었다. 해당 학교는 물론 교육기관이 진상조사에 들어가 해당 교사 등교금지와 경찰수사의뢰 등 조취를 취했지만, 언론보도와 SNS를 통해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6일 A4 3장 분량 대자보가 A고교에 붙었다. 대자보를 붙인 주인공은 해당 학교 학생으로 막말을 일삼은 교사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자보 서두에 “A고교 재학 중인 평범한 학생”이라고 밝히며 “학교에 입학해서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을 비하하고, 해서는 안 될 말과 행동을 하시는 걸 많이 봐왔고 들어왔고 또 직접 겪었다”고 고발했다.
대자보에는 교사로부터 ‘치마로 복도를 닦아봐라’, ‘신발로 뺨을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냐’, ‘대가리를 깨버리겠다’, ‘병신년’ 등 폭언을 들었다고 적혀있다. 심지어 교사가 학생 속옷 끈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는 성희롱도 했다고 주장했다.


학생은 “뺨을 맞고, 성희롱과 모욕적인 언행들을 견뎌야 할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해자는 장난으로 한 말에 피해자는 상처 입는다고 가르친 선생님들이 왜 농담과 언어폭력을 구별하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적시했다.



이어 “학생들도 무엇이 불합리하고 잘못됐는지 알고 있다”며 “말을 내뱉거나 사소한 행동을 할 때 학생이 어떻게 느낄지 한 번쯤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지난 25일 처음 대자보가 붙었을 때, 학교는 일부 철거하고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하지만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학생이 철거한 대자보를 다시 게시해 줄 것을 요구하자, 학교가 받아들여 다음날 26일 학교 곳곳에 대자보가 다시 나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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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학교 관계자는 “다소 돌출행동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학생인권 보장을 주장하는 사안이기에 이를 존중함과 동시에 학교 자체적으로 정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1천20여명 전교생을 대상으로 면담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유사한 피해사례가 있는지 검증한 결과 언어폭력 등 상당 부분 사실로 인정돼, 해당 교사를 등교정지 처분해 학생들과 격리 조취하고 매뉴얼에 따라 형사고발도 진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관리기관인 교육청도 실태파악 후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경남교육청은 “학생생활부서에서 현장 조사 결과 감사관실 감사 청구와 인사위원회 회부도 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해 지난 30일 특별감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등교정지 처분을 내린 교사가 모두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설문조사에 언급된 모든 교사를 경찰에 수사 의뢰한 상황이다. 때문에 교육청 감사와 수사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교사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앞으로 학사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더욱이 언론보도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대자보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학부모들도 선량한 교사까지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일부 교사에 국한된 사안인데 마치 학교 전체 문제인 것처럼 소문과 사건이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며 “학교는 물론 행정기관에서 학생과 교사 간 갈등과 불신의 감정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현명히 대처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 교육계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맞춰 학생들은 학생 인권에 대한 생각이 변하고 있는데, 교사들은 과거에 머물러 체벌만 안할뿐 여전히 과격한 행동과 언행을 일삼은 사례가 빈번하다”며 “비단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학교만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잘못된 일이 발생한 후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학생들이 배우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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