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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화 부산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공황은 극도의 두려움이나 공포 혹은 혼란을 의미한다. 불안은 상당히 많은 정신장애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인데 죽을 것만 같은 불안, 공포증세가 나타나는 공황발작을 반복하면 ‘공황장애’라고 한다. 공황발작 자체는 정신과적 응급 상황으로 환자 안정과 안전을 위해 빠른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지만, 지속시간은 대부분 10~20분 내외다. 많은 공황장애 환자들은 발작이 없는 시기에 또 발작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하는 예기불안을 보인다.
공황발작 시 느꼈던 불안과 신체증상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에 약간의 신체적 변화, 예를 들어 조금 빨리 걸었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 등을 공황발작과 연관 지어 부가적인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받는다. 또한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 상황과 유사한 장소, 상황을 피하려는 회피행동도 흔히 보인다.
한의학에도 경계(驚悸), 정충(怔忡), 심담담대동(心澹澹大動) 등 공황장애 또는 불안증상을 나타내는 분류가 있다. 경계보다 정충이 심장 두근거림이 더 심하고 만성적인 경우를 말하며, 놀란 일이 없는데 가슴이 저절로 뛰는 증상을 ‘심담담대동’이라고 한다. 불안이 주증상인 정신장애에 이러한 증상이 서로 혼합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오장(五臟)에서 정신과 감정을 주관한다고 인식했는데, 불안과 특히 관련이 많은 장부를 심장과 담(膽)으로 보고 이 두 장부 기능에 이상이 있을 시 불안증상이 발생한다고 봤다. 또한 공황장애 대표적인 원인을 담음(痰飮)과 혈허(血虛)로 보고 기와 혈을 보충하면서 담음이나 어혈을 제거하는 치료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공황장애 한의학적 치료방법에는 침과 한약치료와 더불어 마음챙김 명상, 감정자유기법(EFT) 등 정신치료적인 개입을 함께 사용한다. 다른 심리적 불편함과 마찬가지로 불안도 가슴 두근거림, 가슴 통증, 호흡곤란, 어지럼증, 휘청거리는 느낌 등 여러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치료와 함께 신체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를 함께 시행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 욕구를 중요도별로 일련의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이론을 제안했다. 인간의 가장 강력하고도 기본적인 욕구는 먹고, 마시고, 쉬고 성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생리적인 욕구이며, 그 다음으로 강력한 욕구가 안전 욕구다. 인간은 누구나 안전을 추구하고 육체적ㆍ감정적 위해로부터 보호받고자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모든 병이 마찬가지겠지만 공황장애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로 호전이 가능하며 충분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나 치료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만성화하면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 건강염려증, 강박증이 합병되기도 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것을 재차 당부한다. 또한 치료 과정 중에 증상 악화와 호전이 나타나는데 호전 과정에서도 경미한 공황발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치료를 중단하지 않을 것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