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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책 읽는 도시 양산을 꿈꾸다] 결핍과 상처가 희망의 원..
기획/특집

[책 읽는 도시 양산을 꿈꾸다] 결핍과 상처가 희망의 원동력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11/07 09:22 수정 2017.11.07 09:22

양산시립도서관이 추진 중인 ‘한 도시 한 책읽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다양한 사람과 계층이 함께 만들어가는 릴레이 독서평입니다. 책을 통해 함께 생각을 나누는 양산시민이 되길 기대합니다.














 
ⓒ 양산시민신문 
‘모두 깜언’에 나오는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결핍을 갖고 있다. 결핍은 사람과 사람을 맺어주는 매개가 되고 서로 사랑하는 힘이 된다.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가는 과정에서 사람은 서로를 배려고 이해하며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다.


강원도 시골 소녀 유정이는 언청이로 태어났지만 작은 아빠 관심과 사랑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 조금씩 나아졌다. 유정이 아빠가 사고로 죽고 엄마마저 도망가 버렸지만, 그녀는 할머니 보살핌과 작은 아빠 헌신으로 잘 자라고 있다. 번번이 티격태격하면서도 누구보다 유정이를 챙기는 광수, 서울에서 전학 와 멀게 느껴지지만 자꾸만 신경 쓰이는 우주. 이들이 한데 어울려 겪는 한 해 동안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남도정과 양산시민 삶과 살림살이를 살펴봐야 하는 경남도의원으로서, 정책 입안자로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다.


첫째는 어린 시절 기억이다. 범어가 고향으로 어릴적 농사짓는 부모님과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기억이다. 여름철이면 붕어 낚시를 하고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던 기억, 겨울철이면 개구쟁이 친구들과 추수철 들녘을 헤집으며 메뚜기를 페트병에 잡아 와 볶아 먹던 기억, 추수를 마친 논밭을 돌아다니며 개구리를 잡아 볏짚을 태워 구워 먹던 기억 등 유정이처럼 시골에서 성장한 생생한 추억을 갖고 있다.


가을 추수철이 되면 황금물결을 자랑하던 양산 메기들은 이제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광활했던 벌판에는 부산대 양산캠퍼스와 초대형 대학병원이 자리를 잡았다. 10년 남짓 세월 동안 양산은 인구 34만 도시로 성장했다. 양산도 사람도 변화하고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다.


또 하나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우리 태도를 고민하게 했다.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인 출신 국회의원과 필리핀계 여성 외국인 출신 국회의원을 모셨을 때 기억이다. “남들과 겉모습이 다른 상태로 평생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은 어떨까? 그리고 이들을 인식하는 한국 사회는 과연 어떨까?”라는 편견과 차별에 대한 우리 생각이 들었다.


조카 용민이 학교에서 다문화가정이라고 놀림을 받을 때도, 작은 아빠는 작은 엄마 이름을 한국 이름으로 바꾸지 않고 ‘응우옌 티 투이’로 그대로 존중해준다. 한쪽 문화를 흡수하기보다 다 같이 존중함으로써 용민을 설득해 두 가지 언어를 다 알게 되는 장점들을 알려주며 이해시키려는 모습에서 작은 아빠가 작은 엄마를 있는 대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정이는 언청이라는 장애, 자신을 버렸던 부모님에 대한 원망, 자신을 놀렸던 친구 광수를 원망하는게 아니라 그들 덕분에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이런 상황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건 가족과 공동체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삶의 희망과 힘이 된다.


장애인 문제, 이혼문제, 이주여성, 다문화가정 문제, FTA, 구제역 등 농촌 사회 여러 문제를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려내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으며 청소년 주인공 시선에서 희망을 말하고 있다.


‘모두 깜언’은 농촌에서 결핍을 안고 살아가지만 따뜻한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농촌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할 때, 공동체 속에서 서로에게 관심과 위안이 되고 힘이 돼 주는 모습들이 사는 이유를 말해주는 듯하다.


베트남어로 ‘깜언’은 ‘감사하다’는 뜻이다. 11월 경남도의회도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다. 시민의 소중한 투표로 선출된 경남도의원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양산시민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깜언”



김성훈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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