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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언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행정학과 교수 | ||
ⓒ 양산시민신문 |
억압된 인간 이성을 깨운 그가 ‘악법도 법’이라고 하면서 독배를 마신 일은 잘 알고 있다. 이성을 깨운다는 것은 당시 권력자들에게는 하나의 반역으로 비칠 수 있다. 깨어난 이성은 인간 욕망과 자유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고, 고분고분하던 사람들을 통치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당시 법들을 악법으로 본 것이고, 그 악법에 순종이 아닌 조롱하면서 독배를 마셨다.
그가 말한 ‘너 자신을 알라’는 인간 본질에 대한 물음으로 여겨지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너는 이성을 가진 사람이다. 짐승처럼 억압받지 말고 사람으로 살아가라’는 것으로 권력을 가진 자나 평민으로 사는 자나 노예로 사는 모든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라는 평등의식을 깨웠다. 스승의 가르침을 계승한 플라톤은 비례적 평등과 배분적 평등 실현을 역설하면서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할 수 있는 정치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이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인식하라는 의미가 있다. 이는 의무와 책임 문제로,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이웃을 사랑하면서 공동체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하라는 것이다.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기 때문에 공동체가 제시한 의무와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임은 이미 증명됐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망각한 지 오래고 자신 이익만을 우선하는 우를 범한다.
반면에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다. 인간이 가진 동물적 본성 지배를 받으면 살인, 방화, 절도, 사기, 폭력, 착취와 억압, 배신, 타인 기본권 부정 등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성 힘으로 동물적 본성을 통제하라는 것이다. 이성은 동물적 본성을 억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규칙이라는 도구를 개발하여 ‘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도록 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가’를 알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 능력 한계와 위치를 알라는 것인데, 인간은 자신 한계도 자신이 처한 위치도 잘 모른다. 능력 없는 상사 밑에 부하는 피곤하고, 능력 없는 관료는 국민 삶을 멍들게 한다. 그런데도 자신은 자신 능력과 위치를 모르면서 높은 자리와 부를 챙기려고 하는데 이는 자신을 속이고 이웃을 속이는 것이다.
우리는 힘 있는 사람보다 그 주변 사람들이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조그만 권력도 대단하고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해 군림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즉, 자기 위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옛말에 “정승집 개가 정승 노릇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힘 있는 사람이나 조그만 권세를 믿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치는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이는 결국 자신의 위치나 분수를 모르기 때문에 생기므로 자신 위치와 분수를 알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소크라테스는 평범할 것 같은 표현으로 많은 것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인간 본질 물음에 대한 답은 서양철학을 전공하는 사람들 몫이다. 반면에 ‘무엇을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며,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가’를 확실히 알고 실천하는 것은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몫이다. 치국을 꿈꾸는 자들은 반드시 돌아봐야 할 명제로 여겨진다.
남 윗자리에 가려면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을 모르는 통치자는 국민을 분노케 했고, 자신을 모르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이나 고위관료들 때문에 국민은 피곤하다. 자신에 무지한 자 사라지고 모두가 행복한 날 오기를 기대하면서 올해 가을도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