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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임 희망웅상 홍보분과 |
ⓒ 양산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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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서울생활을 시작한 지 벌써 2년째구나!
기억나니? 작년 3월에 “엄마 너무 힘들어?”하던 너 말을 듣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엄마랑 맛있는 것도 먹고 놀러도 다니고 했던 거. 그렇게 함께 3일을 보내고 너 혼자 두고 내려오는 내내 얼마나 울음을 삼켰던지….
처음으로 가족 품을 떠나 혼자서 맞닥뜨린 서울생활이 얼마나 막막하고 버거웠을까, 과는 물론 전체를 통틀어 아는 이 하나 없는 학교생활은 또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렇게 자신 있고 당당하고 열정 넘치던 네가 한없이 주눅이 들어 스스로 참 못나하는 모습은 지금도 마음이 아려오고 참 많이 아프다. 다행히 동아리를 한번 들어보라는 엄마 말에 너는 좋아하는 밴드부에 들어 베이스기타도 사고 같이 연습도 하면서 본래 밝은 모습을 찾아갔지.
이제 2년차 대학생, 서울생활이 너무나 재밌다고 학교생활이 즐겁고 친구들이 정말 좋다는 들뜬 네 목소리를 올 봄 학기 내내 들었었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제는 소맥 한잔했다며 “엄마 난 왜 이리 못났지?”하며 울먹이는데 가슴이 철렁하더구나.
이제 좀 생활에 탄력이 생겨 학회에 가입해서 계속 팀끼리 작업하고 발표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잘들 아이디어 내는데 나는 아무 생각이 안 난다고, 고작 그 아이디어가 맥락에 맞는지 여부만 겨우 파악이 된다고 하면서 한숨 쉬는데 전화 끊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단다.
딸아, 엄마는 무조건 너를 사랑해! 네가 아이디어를 못 내도 좋고 맥락 파악을 엉터리로 해도 사랑한단다. 대개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유용해야지만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엄마는 너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해.
예전에 엄마도 그랬어. 완벽한 나를 꿈꾸며 부족한 나를 채찍질하며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너도 조금은 알 거야. 엄마도 최근에야 비로소 나를 받아주고 스스로에게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기 시작했단다. 이제야 내가 쓸모를 떠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내가 사랑스럽다는 걸 이 나이 돼서야 조금씩 느낀단다.
딸아, 열등감이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냐. 누구나 열등감을 느끼고 또 그것 때문에 좀 더 노력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도 하지. 하지만 너 스스로를 미워하면 안 돼. 다른 사람이 잘하는 부분은 네가 그냥 인정하고 칭찬해주면 돼. 그래도 팀에서 아이디어를 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이니?
너와 비교할 필요는 없어. 너는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존재니까. 그리고 아들러 말처럼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좀 더 나아지고 싶을 뿐이라는 점을 마음속에 확실히 다짐해두자. 너 모습 그대로를 수용하고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도 그런 따뜻한 시선으로 진정 인정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주눅으로 자기를 낮추는 겸손이 아니라 타인에게 감사하고 존중하는 겸손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부모 말은 5분이 넘어가면 잔소리라 하던데 또 길어졌네. 이만 줄일게. 말하기 좋아하는 우리 딸 또 통화하자. 그리고 엄마가 언제나 널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