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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는 그림책] 늑대야, 늑대야, 뭐하..
오피니언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는 그림책] 늑대야, 늑대야, 뭐하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11/14 09:26 수정 2017.11.14 09:26

*하나의 그림책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각자 느낀 점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 에리크 팽튀 글
푸른숲주니어
ⓒ 양산시민신문
















 
↑↑ 이경미(박인섭 어머니)
ⓒ 양산시민신문
동화책보다는 스마트폰, TV를 더 많이 접하는 1학년짜리 아들이랑 함께 그림동화책을 읽었다. 함께 소리 내 여러 번 읽어보는 과정을 통해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할 수 있었다. 


비운의 주인공 등장, 책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강렬한 오렌지 색 바탕에 무지 심심해 보이는 늑대 한 마리, 아이는 물론 나도 궁금해서 대체 무슨 내용일까? 하며 아이와 사이좋게 큰 소리로 읽었다.


배가 엄청 고픈 늑대 이야기였다. 늑대 한 마리가 도시 사람들로부터 쫓겨나 도시 인근 숲속을 헤매다 깊은 구덩이에 추락해버린다. 사람들이 곰을 잡으려고 파놓았는데 말이지. 



배고픈 늑대가 아무리 올라오려고 해도 너무나도 깊은 구덩이이기에 그러질 못했다. 그런 와중에 토끼 한 마리가 지나가다 발견하고는 리드미컬하게 가, 나, 다, 라 순으로 놀린다. 토끼도 늑대에 괴롭힘을 당해서 그렇다고 이야기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얄밉다. 그러다 웅덩이로 떨어져 늑대 입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고 늑대는 그 웅덩이에 안주해 입을 벌리며 또 누가 올까 하며 이야기가 끝이 난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늑대에게 오히려 토끼라는 배부른 먹이가 온 걸 보니 힘든 상황이 오히려 좋은 상황으로 바뀔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빠져나갈 궁리는 안 하고 또 다른 먹이가 오는 걸 태연히 기다리는 늑대를 보니 쉽게 현재 상황에 안주해버리는 현재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현실에 안주하는 늑대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박인섭(신기초1)
ⓒ 양산시민신문 

나는 늑대 표정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 이 책을 읽게 됐다. 배가 고파서 아무 생각이 없는 늑대가 불쌍해 보였다. 배가 고프면 생각이 없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구덩이에 빠진 늑대를 놀리는 토끼가 얄미워 보였다. 그렇지만 놀리기만 하던 토끼가 웅덩이에 빠져서 늑대 입으로 들어갈 때 무서웠다. 토끼도 얄밉기는 했지만 잡아 먹혀서 불쌍했다. 


내가 친구를 놀리게 되면 나도 놀림을 받을 수 있으니까 놀리는 건 나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앞도 잘 보고 다녀야겠다. 그런데 사람이 제일 나쁜 것 같다. 곰을 잡으려고 파 놓은 구덩이는 사람이 만들었고, 거기에 늑대가 빠지고, 토끼도 빠지게 됐으니 말이다. 



늑대는 아마 그 구덩이를 빠져나가지 않을 것 같다. 계속 다른 동물들이 그 구덩이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늑대는 배가 불러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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