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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잠 좀 자자”… 학생 등교시간 8시 30분 이후로 연기..
교육

“잠 좀 자자”… 학생 등교시간 8시 30분 이후로 연기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7/12/05 09:26 수정 2017.12.05 09:26
경남교육청 등교시간 조정
“학생 수면ㆍ건강권 지키자”
지난달 27일부터 시범운용
양산지역 고교 8곳 동참해
아침밥 있는 등굣길 ‘긍정’
일부 고교 “신중히 검토해야”
1교시 수업 시간 조정 필요
원거리 통학 대중교통 개편도

양산지역 고등학생들 아침 등교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늦춰졌다. 하루 6시간도 못 자고 아침밥조차 못 먹고 등교하는 학생들 건강과 수면권을 지키기 위한 경남교육청 권고사항인데, 내년 3월 전면 시행에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시범운용에 들어갔다.


경남교육청은 8시 이전에 등교하는 학교 비율이 고교 1ㆍ2학년은 44%, 3학년은 47%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제 양산지역 고교 11곳 가운데 7곳에 해당하는 64%가 8시 이전에 등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등교와 동시에 아침 자율학습을 진행하고, 대부분 8시 30분에 1교시 수업을 시작해 오후 5시 전후에 모든 수업 일과를 마친다.



이후 방과후수업, 야간자율학습 등을 하면 고교 1ㆍ2학년은 밤 9시, 3학년은 밤 10시가 돼야 집으로 간다. 하루 13~14시간을 학교에 머무르는 셈이다. 등하교 준비,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학생들 수면은 고작 6시간 남짓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경남교육청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하루 5시간 27분, 중학생은 7시간 12분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의학적으로 최소 7~8시간 이상은 자야 건강한 활동을 할 수 있다”며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얼마 전 청소년 수면 시간을 늘리기 위해 등교시간을 늦춰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아침밥을 굶는 청소년이 무려 전체 학생 25%인 상황에서 학습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수면과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등교시간을 늦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 양산시민신문


앞서 서울ㆍ경기ㆍ강원ㆍ충남교육청이 9시 등교를 권장하고 있고, 광주ㆍ인천ㆍ전북 등 지역에서도 등교 시간을 8시 30분으로 권장해 96% 이상 학교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남교육청은 수능 이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양산을 비롯한 경남도 내 전 중ㆍ고교 등교시간을 8시 30분 이후로 조정할 것을 단위 학교에 권고했다. 등교 희망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교육청이 지난 6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 84.8%, 학부모 87.7%, 교사 53.6%가 8시 30분 이후 등교를 희망한다는 결과를 추진 근거로 제시했다. 조사는 온라인으로 이뤄졌고 경남지역 교사 197명, 학생 3천370명, 학부모 1천259명이 참여했다.


경남교육청은 한 달간 등교 시간을 조정해 시범운용한 이후 12월 말 만족도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한 후 내년 3월 전면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양산지역 고교 11곳 가운데 모두 8곳이 시범운용에 참여해 8시 30분으로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특히 양산여고 경우 지난 3월부터 학교 자체 판단으로 등교시간을 8시 30분으로 늦춰 앞서 시행해 왔다.


양산여고는 “한 해 동안 아침 등교시간을 늦춰 운용해보니 등교 후 1교시 수업 전까지 엎드려 자는 학생이 줄고 아침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며 “다만 가정 사정으로 일찍 등교해야 하는 학생 관리문제 혹은 부모 관심시간에서 벗어나 오히려 결석이나 지각이 늘어나 사례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운용을 하고 있는 않은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8시 30분부터 시작하는 1교시 수업시간을 변경하는 등 학사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검토 중”이라며 “특히 원거리 통학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 경우 버스시간이나 배차간격 조정 등 대중교통정책 배려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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