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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어쩌다 졸업..
오피니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 어쩌다 졸업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7/12/11 08:52 수정 2017.12.11 08:52













 
↑↑ 이윤영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팀
ⓒ 양산시민신문 

#1. “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서는 대학 진학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많습니다. 2학기부터는 수업을 듣지 않는 친구들도 많아요. 입시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신경 쓰다 보면 나머지 학생들에게 신경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고3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셔서 참 좋은 거 같습니다”


센터에서 진행한 ‘알쓸신잡’ 프로그램을 마친 후 A고등학교 3학년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말씀이다.


#2. 찾아가는 집단상담 프로그램 중에 만난 중3 민수(가명)가 센터에 개인 상담으로 방문했다. 2학기 기말고사를 끝내고 학교에서 뭐 하는지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학교에서는 영화를 매일 틀어준다고 말했다. 



상담자는 영화를 보는 게 나은지 다른 대체활동을 하는 게 나은지 물었다. 민수는 영화감상이 시간 때우기는 편하지만 센터에서 진행한 프로그램도 재미있고 다른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괜찮았다는 평이었다.


‘어쩌다 졸업’,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모있는 신선한 잡학상식)’은 어느 방송연예 프로그램 제목에서 따온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중3과 고3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명이다.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 입시 준비를 마무리하면서 삶의 전환기를 맞는 중3ㆍ고3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한 책임과 생명의 성교육,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아 성장 프로그램, 아름다운 인간관계 훈련, 음주 문제 예방 교육 등 내용으로 구성됐다.


청소년에게 배움은 성공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입학해 스펙을 쌓고 모두가 원하는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기 위한 과정일 수 있다. 청소년에게 삶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좋은 대학을 진학하지 않거나 바로 사회 진출을 하는 청소년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청소년이나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고3 청소년 경우 졸업 때까지 학교에서 보내는 남은 시간이 힘들거나 헛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청소년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도 필요하다. 내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 건강하게 연애하는 법, 아르바이트 후 가게 점주에게 떼인 임금 받는 법 등 말이다. 또한 잘 사는 어른이 아니라 제대로 사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인문학을 기반으로 폭넓은 관점을 배우고 갈등과 위기상황에서 공감하고 치유하는 잠재력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이 학업과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자아 성장과 자기 탐색 프로그램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청소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공동체 속에서 내 권리와 의무, 책임을 이해시키는 것을 통해 진짜 시민이 나올 때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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